국회 본회의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권은 24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이 제안한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에 일제히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국회선진화법의 개정 역시 같은 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두 정당이 반대하면 처리가 불가능하다.
여당인 민주당의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선진화법 개정 논의에 나서겠다"고 운을 띄웠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의 '신속처리' 요건을 단순과반 의결로 완화하자는 방안에 대해 "우 원내대표가 '심도 깊은 검토에 나선다'고 화답했다"며 여권과의 동조 입장을 밝혔다.
국회법의 신속처리는 특정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할 경우 상임위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다. 현행 국회법에는 전체 의원 5분의 3(180석)의 동의가 필요하도록 돼 있다. 만약 민주당과 국민의당 안대로 국회법이 개정되면 두 당만의 정책 연대로 모든 법안의 처리가 가능해진다.
이 같은 방식을 잘 알고 있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이 여당의 독주와 독선만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의 일방독주와 독선에 철로와 고속도로를 깔아주게 된다"며 "여야 4당 체제에서 협치의 정신부터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선진화법의 최초 발의자 중 한 명인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별도의 입장 자료를 통해 "또 다시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선진화법이 내포한 협치의 정신은 오히려 양당제보다 다당제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금 개정한다면 이는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협치 문화가 사라지고 여당과 이에 동조하는 특정 정당만이 의회 운영을 독점하는 상황이 발생해 의회정치의 혼란과 후퇴만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선진화법은 여당 주도의 직권상정을 막고, 법안 처리에 있어 180석의 찬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대로 여권은 개정을, 야권을 유지를 원한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도 박근혜 정부 당시 개정을 추진했었다. 반면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과거엔 개정에 반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