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 고수, 김윤석,황동혁 감독, 이병헌, 박희순, 조우진(왼쪽부터)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영화 '남한산성'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명작으로 손꼽히는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라 더욱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기대가 뜨거운만큼,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모인 이들의 마음은 조심스럽다. 방대한 원작을 2시간 분량으로 압축해야 하는 작업도 그렇지만 '남한산성'의 의미와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원작에서 변형을 꾀하는 여타 영화들과 달리 '남한산성'은 원작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을 가져간다.
메가폰을 잡은 황동혁 감독은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계에 반향을 일으켜 온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남한산성'은 처음으로 연출하는 사극 영화 이상의 의미가 있다.
황동혁 감독은 23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원작 소설을 읽고 나서 '남한산성'이 굉장히 다르게 다가왔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병자호란의역사 속에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됐다. 당시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했던 사람들의 고민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남한산성'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에서 인조와 그 신하들에게 47일 동안 벌어진 치열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병헌이 연기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은 청에게의 항복을, 김윤석이 연기하는 예조판서 김상헌은 청과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을 주장한다. 이들의 뜨거운 논쟁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2017년을 살아가는 황 감독은 1636년의 조선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남한산성'은 현재를 비추는 과거의 거울과 다름없다.
그는 "영화를 통해 역사와 인물을 제대로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현 시대와 닮은 지점 또한 많다"며 "조선은 광해군 시절부터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힘들었다. 지금 우리 역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반도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지금도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주를 이루는 것은 주화파와 척화파로 나뉜 조정 대신들의 첨예한 갈등이다. 원작 대사가 가진 맛과 멋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어려운 고어들도 웬만하면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황 감독은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윤색으로 본질이 어긋나지 않게 신경을 썼다. 김훈 작가가 가지고 있는 힘과 비장함, 아름다우면서도 비애스러운 그 느낌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배우들에게도 원작의 맛과 멋이 느껴지게 대사를 줬다"고 이야기했다.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청군에 포위된 인조와 그 신하들이 항복과 전쟁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인 47일 간의 이야기를 담은 정통 사극 영화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이 출연한다 오는 9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