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류영진 식약처장의 처신 문제가 계속 거론되면서 야당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22일 국회 운영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는 류 처장의 자질부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국회 농해수위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살충제 계란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도 류 처장이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류 처장을 향해 "어제 이낙연 국무총리는 류 식약처장이 업무 파악을 제대로 못 하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류 처장은) 이 자리에서까지 업무 파악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이어 "무경험에 무자질, 무인격에 자질이 없는 사람을 코드 인사로 식약처장에 앉히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임명 당시에는 '국민 건강을 책임질 사람'이라고 소개됐지만, (류 처장은) 자기 입도 책임지지 못할 사람"이라고 쏘아붙였다.
류 처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변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야당 의원들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빈축을 샀다.
류 처장은 "와전된 부분이 있다. 언론에서 나온 것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현재의 보도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이낙연 총리가 류 처장을 질책한 데 대해 "국무회의에서 총리가 짜증을 냈다"는 표현을 써 이개호 농해수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부터 "답변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류 처장은 "(짜증과 질책은) 같은 부분이라고 본다"며 "너무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응수했다.
한국당 이양수 의원의 살충제 계란을 매일 먹어도 문제가 없다는 식약처 위해평가결과가 맞는지를 묻는 질문에 류 처장은 "2.6개의 계란을 매일 먹을 때 만성독성의 위해가 있는데 평생 매일 그렇게 먹을 수가 없는 것 아니냐"며 질문의 본질과는 벗어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도 이례적으로 류 처장을 비판하며 "현 장관과 처장도 (살충제 계란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 파동을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경위는 반드시 부처 내에서 원인을 규명해 결과를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도 류 처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전날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소비자의 공분을 사고있는 독성 생리대와 관련해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하는 등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이 류 처장에게 "독성 생리대 문제를 알고 있느냐,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가 무엇이냐"고 묻자 류 처장은 "그부분은 아직 보고를 못받았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손 의원은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물질을 모르는게 말이 되느냐”라며 “제품 사용한 이후 생리 일수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는 말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는데 그 물질조차 처장이 파악못하고 있고, 어떻게 처리할지도 너무 포괄적”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상대로 류 처장의 임명은 잘못된 인사였다며 해임할 뜻이 있는지를 캐물었다.
임 비서실장은 류 처장이 "초기 업무파악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