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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첫 대법원장도 '기수 파괴' 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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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후보자 최종 임명시 '선배 대법관' 9명 거느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차기 대법원장에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15기)을 지명했다.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다. (사진=자료사진)

 

21일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춘천지방법원장도 문재인 대통령의 '기수 파괴' 사법개혁 기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국회 동의를 거쳐 최종 임명되면 사법부 서열은 1위가 되지만, 사법시험 기수로는 10위(전체 대법관 14명)에 그친다.

김 후보자는 25회 사법시험을 통해 법관이 됐다. 그보다 사법시험 선배인 현역으로는 박상옥(20회), 김용덕·고영한(21회), 김신·권순일·조재연(22회), 김창석·조희대·이기택(23회) 대법관 등 9명이나 된다.

'선배 대법관' 중 김용덕(2018년 1월), 고영한·김창석·김신(2018년 8월) 등 4명이 향후 1년 안에 임기를 마치지만, 그 뒤에도 절반의 선배들이 남는다. 현직 양승태 대법원장과 비교해도 무려 13기수나 후배여서, 전형적 기수파괴 인사다.

대법원장 임기 6년 체제가 정비된 현행 헌법 아래 첫 대법원장이던 윤관 대법원장에 이어 최종영·이용훈·양승태 대법원장에 이르기까지 '선배 대법관'을 모신 대법원장은 없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전임자보다 5기수 후배인 윤석열 검사장을 승진 임명하는 등 잇따른 인사조치로 검찰 조직의 기수 문화를 파괴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법관사회를 겨냥해 동일한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한 김 후보자의 성향 자체도 '양승태 체제' 개혁에 대한 전망을 높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올 봄 인권법연구회의 학술행사에서 "제도적 측면을 정비해 법관의 독립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 발표한 바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 행사 관련 외압을 가했다가 '개혁 대상'에 몰렸다.

진보성향 법학자인 한양대 박찬운 교수는 "청와대가 정말 센 카드를 내놨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코너에 몰렸는데 연구회 대표를 대법원장으로 지명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의 온화한 인품이 개혁을 연착륙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전직 판사는 "김 후보자가 사법개혁 의지 면에서는 청렴하고 강직한 분이지만, 성품이나 일처리 방식이 과격하지는 않다. 조화를 잘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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