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부진했던 한국영화가 여름 최대 성수기인 8월 들어 70%대의 점유율을 회복했다. 극장을 찾은 관객 10명 중 7명가량이 한국영화를 본 셈이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1~19일 한국영화 관객 수는 총 1천503만1천201명으로, 전체의 71.1%를 차지하면서 5개월째 이어진 30%대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3월 31.5%, 4월 38.2%, 5월 34.6%, 6월 32.5%에 머물렀고 7월에는 작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관객 수가 급감하면서 32.1%에 그쳤었다.
이처럼 부진했던 한국영화 점유율이 반등하며 70%를 넘어선 것은 '군함도'(7월26일), '택시운전사'(8월2일), '청년경찰'(8월9일) 등이 잇따라 개봉하며 극장가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개봉 전부터 각종 화제를 일으켰던 '군함도'는 개봉 첫날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면서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역사 왜곡 논란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초반 흥행세는 일주일 천하에 그쳤다.
지난 19일 기준 누적 관객은 654만3천355명으로 손익분기점(700만명)을 넘어서지 못한 가운데 흥행순위 11위로 밀려난 상태다.
반면 일주일 늦게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3주째 흥행세를 이어가며 올해 첫 천만 영화로 등극했다. '군함도'의 흥행세가 예상외로 일찍 꺾이면서 '택시운전사'가 얻게 된 반사이익도 크다.
두 대작에 가려 개봉 전 그다지 빛을 못 받았던 '청년경찰'은 가볍게 볼 만한 코미디 영화로 입소문을 타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개봉 11일째인 19일 현재 누적 관객은 357만5천932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하고 있다.
7월 '스파이더맨:홈커밍'을 필두로 극장가를 점령했던 외국 영화는 8월 들어 한국영화의 돌풍에 밀리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언론 및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택시운전사', '청년경찰'의 벽을 넘지 못하고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러 있다. 19일 기준 누적관객은 128만290명이다.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1천965개의 스크린을 점유했던 '스파이더맨:홈커밍'에 이어 '군함도'가 역대 최다인 2천27개의 스크린을 싹쓸이하면서 독과점 논란이 뜨거워졌다.
'택시운전사'는 일주일 늦게 개봉하면서 여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받지 않았지만, 한때 1천9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점유한 이 영화 역시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