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핵추진 항공모함 등 미군 전략자산을 전개하기로 했으나 예상보다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일단 괌 포위사격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긴장이 다소 완화된 상태여서 한미 군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지난 28일 북한이 두번째로 발사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북한조선중앙TV 영상)
북한이 지난달 28일 사거리가 1만㎞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4형을 기습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수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으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미국의 행태를 더 지켜보겠다"면서 한 발 물러서 북·미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그러나 오는 21일부터 2주간에 걸쳐 한반도 우발 상황에 대비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15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면서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놓고 있는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의 핵추진항공모함과 잠수함,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겨냥한 것으로 일단 다음주 시작될 UFG 연습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ICBM급인 화성-14형을 발사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미군 전략자산을 전개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바로 다음날인 30일 이른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의 장거리 폭격기 B-1B 랜서 2대가 한반도에 전개됐다.
이어 핵추진항공모함과 잠수함,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이 UFG 연습 기간에 앞서 조기에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16일 현재까지 한미 군당국이 전략자산 전개 시기와 규모를 합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공군과 합참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B-1B랜서가 전개된 이후 미군 전략자산 추가 전개를 위한 협의나 합의가 이뤄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는 물론 다음 주에도, 괌에서 2시간이면 날아오는 B-1B 랜서라면 몰라도 핵추진항공모함이나 잠수함 등이 한반도 인근 해역까지 전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미 군당국의 전략자산 전개의 수위 조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한다면 전략자산 전개가 더 빠르게 즉각적으로 이뤄질 것이지만, 추가도발을 자제할 경우 한미 군 당국도 현 정세를 감안해 전략자산 전개시기를 다소 늦추거나 규모를 줄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