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와 아사파 파월의 체격 비교. (사진=ESPN 홈페이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레이스가 끝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9초69 세계신기록으로 남자 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9초58을 찍었다. 현 세계기록이다.
볼트가 단축한 100m 기록만 0.14초다. 은퇴 무대였던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까지 10년 레이스를 펼쳤지만, 사실상 1년 사이에 단축한 기록이다. 1991년 칼 루이스(미국)의 9초86에서 2008년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의 9초72까지 0.14초를 단축하는 데 걸린 시간이 17년이다.
압도적이다. 볼트 다음으로 빠른 기록은 9초69의 타이슨 게이(미국)와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다. 0.1초 이상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볼트 같은 스프린터가 또 나올 수 있을까.
ESPN은 16일(한국시간) "우사인 볼트와 같은 스프린터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볼트의 신체조건과 압도적인 기록, 깨끗한 금지약물 경력 등을 꼽았다.
볼트는 6피트5인치(195cm)의 장신이다. 체중은 208파운드(94kg).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체격을 갖춘 단거리 선수였다. 실제 볼트는 역대 100m 세계기록 보유자 중 가장 크다. 1983년 9초93을 찍은 캘빈 스미스(미국)보다는 무려 40cm 크고, 25kg이 더 나간다. 볼트 직전 세계기록을 세운 파월도 볼트보다 5cm 작다. 볼트의 은퇴 무대에서 우승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도 185cm에 불과하다.
ESPN은 "볼트는 긴 보폭 덕분에 더 적은 스텝으로 레이스를 끝낸다. 또 강력한 힘으로 빠른 발놀림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볼트의 기록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2위와 넉넉한 격차로 금메달을 땄다.
6개 메이저 대회에서 2위와 격차는 평균 0.103초. ESPN에 따르면 나머지 올림픽, 세계선수권 챔피언들의 2위와 격차보다 32%나 큰 수치다.
무엇보다 볼트는 약물에서 깨끗하다.
역대 100m에서 9초80보다 빨리 뛴 선수는 7명이다. 볼트의 기록 밑으로 게이, 블레이크(이상 9초69), 파월(9초72), 게이틀린(9초74), 네스타 카터(자메이카, 9초78), 모리스 그린(미국, 9초79)가 있다. 볼트를 제외하면 전원 금지약물 복용 경력이 있다.
ESPN은 "마지막 100m 우승은 놓쳤지만, 볼트의 업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세계기록 9초58은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0m 세계기록 19초19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에서 3회 연속 3개의 단거리 금메달(1개는 추후 동료의 금지약물 복용으로 취소)을 땄다. 어떤 육상 선수도 못한 기록이고, 믿기 힘든 숫자들"이라면서 "게이틀린이 우승 후 환호하거나 뽐내지 않고, 볼트에게 예우를 갖춘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