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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 축산환경 개선되지 않으면 되풀이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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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로닐, 국내 사용 기준조차 없어

- 농가들, 닭 진드기 잡기 위해 살충제 사용한 듯
- 사태 초기에 정보 공개, 전수조사 들어간 건 잘한 일
- 더 많은 농가에서 살충제 달걀 나올 가능성 있어
- 신종 질병, 신약 많아 농가에만 책임 물어선 안돼

 

NOCUTBIZ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8월 15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은정(농업사회학자)

◇ 정관용> 먼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 소식이 들리더니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즉각 출하가 금지됐고 전국의 모든 대형마트 등등에서 판매도 전면 중단됐고 오늘부터 3일 동안 전수조사한다고 그러고요. 이거 어떻게 된 일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농업사회학자 정은정 씨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살충제가 달걀에서 나오는 이유는 뭐예요?

◆ 정은정> 제가 사실은 동물약품 전문가는 아닌데요. 이번에 이 사태는 계속 주기적으로 살충제 잔류 농약검사는 해 왔었는데 문제는 날씨가 뜨거워지다 보니까 생산 농가에서 살충제를 사용을 했고요. 거기서 발견이 된 걸로 제가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이 나와서 우리가 급하게 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성분검사를 해 보니까 잔류 성분이 나온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 살충제는 닭에 있는 진드기나 이 이런 것을 잡기 위한 살충제입니까?

◆ 정은정> 그렇죠. 달걀에 직접 살포하는 것은 아니고 아무래도 밀집 사육을 하고 여름에 날씨가 뜨겁다 보니까 닭들이 같이 붙어 있잖아요. 그래서 피부병이라든가 진드기 때문에 생기는 병을 방지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게 닭의 채내로 들어가서 달걀까지 온다 이거로군요.

◆ 정은정> 그렇죠. 채내에 흡수가 되고 그래서 진드기가 매개체가 돼서 그래서 아무래도 닭에 채내 흡수가 되다 보니까 닭이 낳는 달걀에도 그 성분이 검출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리고 제가 기사를 꼼꼼이 보니까 이번에 발견된 게 경기도 남양주하고 광주인데 두 곳 모두 친환경산란계 농장이었거든요. 친환경산란계 농장 인증을 받지 않습니까?

◆ 정은정>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이런 곳은 살충제를 안 쓴다든지 이런 곳들 아니었나요?

◆ 정은정> 실제로 소비자들이 많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요. 친환경 인증을 받았을 경우 계사, 축사 내에서 사용하는 약품이라든가 그리고 어떤 동물들이 차지하는 공간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한 기준이고요. 지금 광주에 있는 농가가 계속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유는 뭐냐 하면 계사 내에는 절대로 살포를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계사 바깥에 구충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래서 조금 더 정확한 역학조사가 필요할 것 같아요. 만약에 바깥에 있는 해충들을 잡으려고 그랬으면 사료에 유입이 돼서 닭들이 먹었을 확률이 좀 있고요.

◇ 정관용> 그럴 수도 있죠.

◆ 정은정> 그래서 조금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할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제가 이 기사를 읽으며 제일 걱정되는 건 친환경산란계 농장에서 이게 나왔다면 친환경 인증받지 않은 산란계 농장들은 그러면 아무런 제약 없이 살충제를 막 그냥 다 계사 안에 뿌립니까? 어때요?

◆ 정은정> 아니요, 그렇지는 않고요. 축산업이라는 것이 명확한 기준이 있고 다만 친환경양계업을 인증을 받으려면 쓸 수 있는 약품에 제한이 훨씬 더 많아지고요. 특히 무항생제 사용에 대한 기준들이 굉장히 세거든요. 그래서 친환경 기준이 없다고 해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그래서 농약에 대한 사용 기준이나 이런 것들은 마련이 돼 있죠.

◇ 정관용> 그래요. 저는 이게 친환경에서 나왔다는 걸 보고 인증 안 받은 데는 전부 살충제 달걀이 나오는 거 아니냐 이렇게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다.

◆ 정은정> 그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두 가지 국면이 있는 것 같아요. 친환경 농가에서는 어차피 국가에서 관리를 받고 있는 조직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이번에 발견이 더 빨리 된 것일 수도 있고요. 아무래도 관행 농가의 경우에 약품 사용이 조금 더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들은 드러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저도 좀 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러면 훨씬 더 많은 농장에서 살충제 달걀이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 정은정>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 3일 동안이면 조사가 다 끝날 수 있을까요?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이 15일부터 계란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 계란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정은정> 글쎄요. 제가 그쪽을 잘 알지는 못하는데 일단은 정부에서 전수조사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생각보다는 빨리 그래도 사태에 대해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에 좀 기대를 해 봐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3000수 이상되는 산란 농장에 다 전수조사를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3000수 정도면 거의 되게 적게 키우는 거거든요, 지금 현 상황에서는.

◇ 정관용> 그렇죠.

◆ 정은정> 그러니까 거의 모든 농장을 한번 조사해 보겠다고 하는 거니까 지금 결과를 차분히 기다려봐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맞아요. 우선 사태 파악을 정확히 하는 게 중요하죠. 그런데 또 정말 궁금한 건 그러면 그동안에는 이런 조사 안 했습니까?

◆ 정은정> 아니요, 계속 해 왔었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번에 새로 발견된 피프로닐이라는 성분이 유럽에서 발견이 되는 바람에 그러니까 우리 당국에서도 한번 해 본 건데 성분이 나온 거죠. 그런데 실제로 축산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새로 생기는 질병도 많고 그에 따른 약품도 되게 많고 약품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농가에 제공되는 동안에는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이 피프로닐 성분은 유럽에는 기준이 있었지만 한국에는 기준이 없었어요. 그렇다 보니까 기준이 없고 그래서 발견이 안 됐던 거죠. 그런데 이번에 유럽의 어떤 사태를 계기로 한번 검사를 해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최악의 경우라면 기준 없고 조사, 검사조차 못된 채로 십수 년 동안 광범위하게 사용됐을 수도 있는 거네요.

◆ 정은정>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 상당히 조심스러운 건 농가들 입장이 지금 약간 억울하다 이런 입장이 많으시기 때문에 저는 농업 사회학자로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에요.

◇ 정관용> 농가들에서도 국내 기준조차 없었고 이게 위해한지 아닌지도 몰랐으니 우리도 무슨 잘못이냐 이럴 수 있겠군요.

◆ 정은정> 그런 면도 있고요. 그리고 일종의 사람들도 약 처방을 받으면 그 처방전을 믿고 그리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복약지도라는 게 있어야 되는데 지금 농가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건 나는 승인된 동물병원에 가서 그 약을 샀을 뿐이다 이런 것들로 계속 해명을 하고 있고 무엇보다 약품의 성분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농가에서는 사실 한계가 많아서 이거야말로 당국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이죠.

◇ 정관용> 우선 정확한 사태 파악을 하고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어떤 대책들을 우리가 고민해야 한다고 보세요?

◆ 정은정>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실 텐데요. 그동안 사실 달걀을 굉장히 싼 가격에 저희가 많이 먹어왔고요. 그리고 근본적으로 지금 축산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좀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달걀을 수입을 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이렇게 힘을 쓰는 것보다는 어떤 근본적인 생산 환경을 바꾸는 데에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진드기나 이런 게 아예 안 생길 수 있는 그런 환경.

◆ 정은정> 아니면 친환경 방제 약들도 굉장히 많이 개발이 많이 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것도 결국 자본의 문제다 보니까 그런 쪽에 굉장히 많이 힘이 안 실리거든요. 그런데 그건 그야말로 공공영역이어서 많은 좀 힘이 실려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네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마트나 이런 데 가보면 이런 데 가보면 이거는 무항생제, 친환경, 특별히 목초를 먹인 달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면서 가격이 한 2배씩 되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건 안전한 겁니까?

◆ 정은정> 그걸 브랜드란이라고 하는데요. 특별한 성분을 먹여서 기능성 달걀이라고 홍보를 하는데 사실은 그런 성분 차이가 없다라고 결론이 벌써 나와 있어요. 그러니까 브랜드에 한번 소비자들이 혹하는 것뿐이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요. 오히려 지금 소비자들이 달걀을 소비하는 데 있어서 혹은 달걀이나 축산물을 소비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 형태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떤 동물복지 문제라든가 그리고 이 닭이 혹은 이 달걀이 잘 키워진 환경에 가격을 매겨줘야 되는 거지 목초를 먹였다든가 인삼을 먹였다든가 이런 것에 가중치를 두는 건 사실은 그렇게 합리적인 소비 형태는 아닌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리고 그런 걸 먹였다고 해서 살충제를 안 썼는지는 확인되는 건 아니다?

◆ 정은정> 그 문제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 정관용> 다른 문제다. 일단은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긴장어린 눈으로 쳐다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농업사회학자 정은정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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