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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본부장 사퇴…靑 부실 인사검증 책임으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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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조대엽·김기정에 이어 네번째 고위직 낙마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11일 임명 나흘 만에 자진사퇴하면서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 책임추궁으로 정치 공방이 옮겨갈 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새 정부 초기 내각 구성을 거의 완료하고, 차관급 이상 인사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인사파문이 터졌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 새 정부 들어 네번째 고위직 낙마…도덕성 문제가 치명적

 

앞서 새 정부 출범 직후 김기정 연세대 교수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차관급)으로 임명됐다가 교수 재직 시절 부적절한 언행 등이 문제가 되면서 자진사퇴했다.

새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인 검찰 개혁을 이끌 법무부 장관 후보로 안경환 서울대 교수가 지명됐지만 허위 혼인신고 파문 끝에 낙마했다.

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역시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음주운전 관련 거짓해명 의혹이 제기되고, 고려대 교수 재직 시절 막말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결국 지명 32일만에 자진사퇴했다.

박 전 본부장의 사퇴는 새 정부 들어 네번째 인사실패로 그간 야당이 '인사참사', '코드인사'라고 공격한 것을 감안하면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전 본부장 지명은 과거 '황우석 사태'로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예상되는가운데 이뤄졌고,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책자문을 맡은 경력이 있어 이른바 '보은인사'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청와대는 박 전 본부장 자진사퇴 직후 박수현 대변인 명의로 "청와대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표현은 박 전 본부장 지명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청와대가 엄중한 책임을 느낀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본부장 자진사퇴 하루 전인 10일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누가 박 본부장을 추천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다만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얼굴 표정이 밝지 못하다"고 침통한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박 전 본부장은 지난 7일 신설된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됐지만, 임명 직후부터 '황우석 사태'에 깊이 연루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과학기술계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순천대 교수 출신인 그는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을 지낸 데 이어, 2004년 1월부터 2006년 1월까지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맡으면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또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재직 당시에는 실제 연구 기여 없이 황 전 교수가 2004년 낸 사이언스 논문에 공저 자로 이름을 올렸고, 황 전 교수로부터 전공과 무관한 연구과제 2개를 위탁받으면서 정부지원금 2억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 "청와대는 연이은 인사 참사에 책임을 져야 할 것" 野 공세 예고

문제는 야권의 추가 공세도 만만찮다는 점이다.

연간 20조원이 넘는 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 예산권을 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부적절한 인사가 지명됐다는 이유로 과학기술인들은 물론 서울대 교수들도 서명운동까지 펼치며 박 전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당장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4당이 비판 논평을 쏟아냈고, 청와대와 코드를 맞춰야 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박 전 본부장에 대한 의견 수렴에 들어가는 등 정치권도 술렁였다.

청와대가 전날 "박 본부장의 과(過)가 분명 작지 않지만 공(功)도 함께 평가해 달라"며 과학기술 발전의 적임자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결국 여론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야권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자진사퇴하자 일제히 당연한 결정이라며 '코드 인사'를 중단을 요청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이 오만과 독선을 이겼다"며 "사필귀정이자 당연지사"라고 평가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계속 '보나코(보은·나홀로·코드) 인사'를 밀어붙인다면 국정혼란을 야기시키고 국민의 저항만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문재인 정권은 우리편이라면 부적격 인사라도 앞뒤 가리지 않고 임명하는 우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상식 이하의 인사로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적인 논란은 오늘로 종지부를 찍어야한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 역시 "고장난 문재인 인사에 도대체 문재인 정부의 최순실이 누구인가 하는 의문까지 등장했다"며 "문재인 인사 노트에는 유능한 전문가들의 이름이 아니라 자기 주변 인맥도만 그려져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청와대는 연이은 인사 참사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높였다.

박 전 본부장이 쏟아지는 비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자진사퇴를 결정했지만, 향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지명과 미·중·일·러 4강 대사 임명 등도 남아있어 야권의 부실 '인사참사'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경환·조대엽 후보자 지명 직후 야권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인사 참사에 사과하라"고 요구한 만큼,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향한 책임 추궁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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