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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후폭풍… MBC 카메라기자들, 제작거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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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부실한 해명에 구성원들 분노 커져"

8일 낮,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들이 'MBC판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제공)

 

MBC에서 자사 카메라기자 65명에 대해 회사 친화도에 따라 성향을 분석하고 '요주의인물'까지 분류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이에 '블랙리스트'의 표적이 됐던 카메라기자들이 오늘(9일)부터 제작거부에 나선다.

MBC영상기자회 권혁용 회장은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낮 12시부터 제작거부를 하게 됐다"며 "전체 회원 57명 가운데 오늘은 제작부서 위주로 30명 정도 (제작거부에) 참여한다. 주요 출입처에 나가 있는 기자들은 내일 아침부로, 출장자와 휴가자는 복귀 시점에 맞춰 제작거부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8일 기자회견에서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 '요주의인물 성향' 2가지 문건을 공개했다. 회사 정책에 대한 충성도, 정치적 성향, 노조와의 관계 등을 바탕으로 총 4등급(☆☆, ○, △, X)으로 분류된 이 문건이 인사발령의 근거로 활용됐다는 게 MBC본부의 입장이다.

8일 공개된 문건 중 '요주의인물 성향' 문서. 최하 등급인 X 등급 기자들에 대해 쓰여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제공)

 

하지만 MBC는 "정체불명의 괴문서", "회사의 경영진은 물론 보도본부 간부 그 누구도 본 적도 없는 문건"이라는 입장을 냈고, 이후 문건 작성자로 지목되는 제3노조(MBC노동조합) 소속 카메라기자의 페이스북 글을 근거로 "블랙리스트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기자는 언론노조 조합원 중 비겁한 행동을 보이는 '박쥐'를 구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작성해 친한 선배 둘에게만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MBC라는 공조직이, 만들어진 지 하루 이틀밖에 안 되고 프로필 사진조차 없는 익명 SNS 계정에 올라온 글을 공식입장처럼 발표한 것에 대해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대한민국 유수 언론사라고 하는 MBC가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겠나"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블랙리스트'를) 유령문건이라고 하는 한편 작성자로 지목된 사람을 알고 있음에도 감사-진상조사 등의 대응도 하지 않았으며 '징계'를 운운했다. 영상기자회 구성원들이 이 지점에서 매우 분노했다. 그래서 제작거부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권 회장은 "저희 입장에서는 문건이 있고, 충분히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내용이다. '블랙리스트'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불법사항"이라며 "(사측의 공식입장은) 허위이며, 그건 저희 영상기자회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현재 사측 입장에 대한 반박문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BC는 MBC영상기자회의 제작거부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9일 오전 돌연 태도를 바꿔 '엄중 조처'를 예고했다. MBC는 "특정인이 작성한 이 문건은 구성원 내부의 화합을 해치고 직장 질서를 문란 시킨 중대한 행위"라며 "엄중하게 대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BC는 "영상기자회를 포함해 전사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며 "관련자는 예외 없이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용 없이 엄중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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