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 (자료사진=노컷뉴스)
우사인 볼트는 웃었고 저스틴 게이틀린은 울었다. 패배의 눈물은 아니었다. 게이틀린은 세계육상 메이저 대회 남자 100m에서 처음으로 볼트를 누르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채 눈물을 흘렸다. 화려한 역사를 뒤로 하고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 볼트는 환한 미소로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했다.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트랙 남자 100m 결승에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9초92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우사인 볼트의 그늘에 가렸던 게이틀린은 볼트와의 마지막 100m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무려 12년만에 다시 이 종목 정상에 섰다.
우사인 볼트는 9초9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땄다. 게이틀린이 금메달을, 9초94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친 크리스천 콜먼(미국)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레이스 초반에는 콜먼이 앞서나갔다. 우사인 볼트가 콜먼을 뒤쫓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게이틀린의 뒷심이 빛났다. 꾸준히 간격을 좁혀온 게이틀린은 막판 스퍼트로 콜먼과 볼트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볼트에게 남자 100m는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개인 종목이었다. 2009년 베를린 대회를 시작으로 2013년 모스코바 대회, 2015년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100m를 석권한 볼트의 세계선수권 통산 4번째 우승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게이틀린이 가로막았다. 게이틀린은 2013년과 2015년 대회 남자 100m에서 우사인 볼트에게 밀려 2회 연속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우사인 볼트의 우승을 곁에서 지켜본 은메달리스트였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무대를 통틀어 우사인 볼트가 100m 경기에서 금색이 아닌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트는 올림픽 무대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마침내 우사인 볼트를 넘어선 게이틀린은 눈물을 흘리며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볼트는 더이상 미련이 없다는듯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여유있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볼트는 오는 13일 남자 400m 계주 경기에서 마지막 질주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