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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전찬미 "챔피언 예드제칙과 싸울 날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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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UFC 일본대회서 곤도 슈리와 격돌…"UFC 세 체급 석권이 목표"

UFC 파이터 전찬미. 사진=이한형 기자

 

UFC 최연소 여성 파이터 전찬미(20, 국제체육관). 지난 2일 체육관에서 만난 전찬미는 경기할 때 다부진 모습처럼 똑 부러졌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격투기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꿈과 목표가 확실했다. 누구보다 노력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였다.

전찬미는 지난 6월 11일 뉴질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0에서 J.J 알드리치(25, 미국)를 상대로 UFC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3-0 판정패. 2015년 종합격투기 입문 후 첫 패배였다.

"판정패한 후 많이 아쉬웠어요. 제가 원래 공격적인 스타일인데 상대가 사우스포(왼손잡이)라 아웃파이팅을 했어요. 더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서 때렸어야 하는데…."

전찬미는 불과 시합 2주 전 UFC와 계약을 체결했다. 시합 준비기간이 짧았다. "이전 단체 ALL FC에선 플라이급(56.69kg)에서 뛰었는데 UFC에서 스트로급(52.16kg)으로 제안이 왔어요. 평소 체중이 63kg 정도라 감량폭이 컸죠. 사우스포 선수와 처음 싸우는데 감량에 집중하느라 전략 수립할 시간이 없었어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전찬미는 패기 있게 잘 싸웠다. 상대에게 유효타를 허용해도 주눅들지 않고 달려들었다. 위력적인 펀치를 수 차례 적중시켰다. 기합을 넣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경기 후 격투기팬들은 "졌지만 가능성을 봤다", "미래가 촉망되는 선수"라고 전찬미를 칭찬했다.

"시합에서 졌잖아요. 안 좋은 댓글이 많을 것 같아서 컴퓨터를 아예 안 했어요. 그런데 칭찬하는 댓글이 많아서 힘이 났어요. '더 열심히 훈련해서 다음 경기는 꼭 이겨야 겠다'고 생각했죠."

UFC 파이터 전찬미. 사진=이한형 기자

 

전찬미는 9월 23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일본단체 판크라스 챔피언을 지낸 곤도 슈리(28, 일본)와 한일전을 치른다. 곤도는 이번 경기가 UFC 데뷔전으로 통산전적은 5승 무패다.

"저와 곤도 모두 타격 기반이에요. 경기 영상을 봤는데, 제가 타격적인 부분에서 월등해요. 승리를 확신합니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요. 그라운드 상황을 대비해 그래플링 훈련도 열심히 해요. 평소 체중을 63kg에서 58kg으로 낮췄기 때문에 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요. 한일전이 부담되지 않느냐고요? 상대와 경기내용만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 시합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대거 응원을 오기로 했다.

전찬미는 "국내에서 시합할 때 부모님이 항상 경기장에 오셨다. UFC 데뷔전은 갑작스럽게 경기가 잡혀 못 오셨는데 이번엔 오신다. 관중석에서 응원소리륻 들으면 힘이 날 것 같다"며 "부모님은 늘 '맞지 않고 시합을 빨리 끝내면 좋겠다'고 말씀하신다. 부모님의 바람대로 이번 시합은 1라운드 KO승이 목표"라고 했다.

이어 "UFC 데뷔전 때 뉴질랜드까지 비행기를 타고 10시간을 앉아 가느라 엉덩이가 네모가 되는 줄 알았다. 시차가 2시간인데도 피곤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며 "일본은 가깝고 시차가 없어 좋다"고 웃었다.

UFC 파이터 전찬미. 사진=이한형 기자

 

전찬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집 근처 국제체육관을 찾아 무에타이를 배웠다.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전찬미의 스승인 김대령 총관장은 "(전)찬미가 스파링에서 동갑내기 남자아이를 이겼다. 재능이 보여 선수를 제안했다"고 했다.

부모의 반대를 꺾고 중학교 1학년 때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1년 뒤 국내 최연소 무에타이 챔피언에 등극했다. 일본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는 등 선수로서 조금씩 성장했다. 그 즈음 슬럼프가 찾아왔다. 학교와 체육관, 집을 오가는 생활이 지루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쇄골이 부러져 운동을 못하자 답답해 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운동이 내 길"이라고 깨달았다.

고3 중반쯤 종합격투기로 전향했다. "중학교 때부터 UFC 챔피언을 꿈꿨지만, 무에타이와 종합격투기가 많이 다르니까 전향을 망설였어요. 그런데 총관장님이 힘을 주셔서 결단을 내렸어요. 종합격투기는 타격, 레슬링, 주짓수를 두루두루 하니까 재밌어요. 총관장님, 김대환 관장님(ALL FC 밴텀급 챔피언)과 함께 한 지 10년 가량 돼요. 의사소통이 잘 되고 훈련 분위기가 편안해요. UFC 데뷔전 때도 두 분이 옆에 계셔서 하나도 안 떨렸어요."

김대환 관장은 전찬미에 대해 "신체조건(신장 167cm)이 좋다. 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주짓수와 레슬링은 보완해야 한다.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승수를 늘리다보면 챔피언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지금도 자신이 UFC 파이터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는 전찬미. 종합격투기에 입문했을 때나 지금이나 그의 머릿 속에는 오직 한 선수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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