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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밴 헤켄과 흡사" 힐만도 인정한 SK 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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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비룡 킬러' 넥센 정대현이 3일 SK와 홈 경기에서 와인드업 동작을 취하며 포수 미트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고척=넥센)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SK의 시즌 12차전이 열린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경기 전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날 좌완 정대현의 선발 등판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 마디로 SK에 강했다는 것이다. 장 감독은 "정대현이 SK를 상대로 잘 던졌는데 이 부분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kt에서 이적해온 정대현은 올해 SK를 상대로 2경기 등판, 1승1패 평균자책점(ERA) 1.17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도 좋았다. 정대현은 SK를 상대로 20번 등판(12번 선발)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승(3패)을 거뒀고, 가장 낮은 ERA 3.68을 찍었다. 정대현은 통산 126경기 등판(63번 선발)에서 14승 31패 1홀드 ERA 6.61을 기록 중이었다.

사실상 표적 등판을 할 만도 했다. 장 감독은 "퀄리티스타트가 6이닝 3자책인데 정대현이 오늘은 5이닝에 2~3실점만 하면 좋겠다"고 은근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대현의 강점은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인정한 부분이다. 정대현의 등판 이유를 전해들은 힐만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앤디 밴 헤켄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대현은 투구 때 디셉션(타자에게 공을 감추는 동작)이 있다"면서 "우리 타자들이 그 부분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밴 헤켄은 자타 공인 넥센의 에이스다. 올해 6승4패로 살짝 주춤하지만 2014년 20승, 2015년 15승을 거뒀다. 지난 1일 SK를 상대로 7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며 무실점투를 펼치기도 했다. 통산 SK 상대 10승4패. 힐만 감독의 눈에는 정대현이 노련한 밴 헤켄처럼 구종 파악이 어려운 동작이 있다고 칭찬한 것이다.

'잘 안 보이쥬?' 넥센 정대현이 3일 SK와 홈 경기에서 역동적인 동작으로 투구하고 있다.(고척=넥센)

 

과연 정대현은 SK에 강했다. 장 감독의 기대를 넘어서는 쾌투를 펼쳤다. 힐만 감독이 "4가지 구종을 잘 던지기 때문에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대책을 내놨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대현은 이날 팀 홈런 1위 SK 타선을 6회까지 2점으로 막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7km에 그쳤지만 제구가 잘 이뤄졌고,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적절하게 빼앗았다.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으면서 6회를 87개의 공으로 소화했다. 5이닝 5실점한 6승(5패) 투수 윤희상과 선발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장 감독이 기대한 5이닝 2~3실점을 훨씬 뛰어넘었고, 퀄리티스타트 이상으로 선발 투수의 역할을 100% 해냈다.

정대현이 빠른 승부로 호투하자 수비 피로도가 덜해진 야수들도 힘을 냈다. 1회말 톱타자 이정후가 볼넷과 도루, 진루타 등으로 3루까지 진루한 뒤 윤희상의 폭투 때 과감히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앞서 1회초 SK 톱타자 노수광이 안타 뒤 도루 실패로 횡사한 점과 대비를 이뤘다.

2회는 잇딴 장타로 정대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고종욱이 무사 1루에서 시즌 5호 좌월 2점포를 날리자 장영석이 곧바로 비거리 130m 시즌 4호 좌월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을 완성했다. SK가 2-4로 추격한 5회는 김하성이 좌월 1점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윤희상의 세 번째 피홈런이었다.

넥센은 6회 바뀐 투수 김태훈에게 대거 4점을 뽑아내 9-2까지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대현의 호투를 이끈 포수 박동원까지 7회 시즌 9호 2점 홈런을 날리며 11-3 대승을 거뒀다. 정대현은 kt에서 뛰던 지난 4월8일 2승 이후 7연패를 당한 끝에 3승이자 넥센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했다.

투타의 조화 속에 넥센은 5연승을 거두며 이날 롯데를 누른 4위 LG에 0.5경기 차 5위를 유지하며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향해 순항했다. 반면 4연패 수렁에 빠진 6위 SK는 넥센과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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