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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朴독대 깨알 증언…뒷거래 부인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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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질책에 짜증…JTBC 언급에 보복 위협" 비우호적 분위기 강조하려는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시간에 걸쳐 이어진 피고인신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오전까지 이틀째 진행된 신문에서 "정유라씨의 존재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승마 등 최씨 측에 대한 지원을 사실상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당시 임원진 선에서 처리했다는 것이다.

대가 관계에 있는 경영권 승계 관련 언급은 독대에서 아예 없었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과 대화 내용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승마 지원을 제대로 하라고 질책했지만, 정유라에 대한 존재도 몰랐고 지원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외에는 자신이 야단맞은 적이 없었다며 당시 짜증이 났고, 자존심도 상했다고 기억했다.

독대 이후 승마 지원을 챙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실무 레벨에서 해결되겠거니 생각했다"고 선을 그었다.

승마 지원과 승계 지원의 대가 관계를 입증하려는 특검 측 논리를 반박한 것이다.

대신 박 전 대통령이 누군가 써주거나 이야기해준 내용을 전달하듯 삼성에서 파견한 승마협회 임원 2명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질책했고,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의 직계 직원들로 교체하라고 구체적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2월 면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JTBC를 이적단체로 표현하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보복을 당할 거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상기된 적이 있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과 JTBC의 악연이 강조된 것은 '거래'가 있을 만큼 독대 자리가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이 부회장 측의 전략으로 해석됐다.

재판부도 독대 내용과 그 전후 승마 지원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에 주목해 직접 질문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의 주제들의 순서에 관해 묻고선 이 부회장이 승마협회장이었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승마협회를 지원하라는 취지로 말한 이유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말했는데 내가 그걸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며 "승마협회 건으로 대통령이 불이익을 줄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건은 이 부회장의 이해관계가 큰데, 남의 일처럼 답변하는 것이냐는 재판부 질문에도 "전문경영인과 미전실(미래전략실)을 신뢰·점검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검과 변호인은 이날 오후부터 오는 4일까지 주요 쟁점에 대한 법리공방을 벌이게 되고, 이 부회장의 최후진술을 듣고 특검이 구형하는 결심은 오는 7일 열린다.

한편, 최순실씨 측은 이날 자신의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법정 진술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쓰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증거로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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