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줬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이 10주기를 맞았습니다.
충적적이고 안타까운 이 사건은 한국교회 단기사역에 영향을 줬고, 여전히 한국교회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
천수연 기자,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벌써 10년 전 일인데요. 이해를 위해 잠깐 사건을 정리해주시죠.
[기자]
지난 2007년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단기봉사활동을 떠났던 지도 목사와 교인 등 23명이 현지 무장단체에 피랍된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탈레반 무장단체는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무장세력에 의해 희생됐습니다.
배형규 목사는 소속 교단이었던 예장통합에서 순교자로 추서되기도 했습니다.
10주기를 맞아 지난 주일에는 샘물교회에서 희생자들의 순교정신을 기리는 순교자기념 연합예배가 드려졌는데요.
당시 샘물교회를 담임했던 박은조 목사는 설교를 통해 그간의 심경과 신앙 고백을 조심스레 꺼냈습니다.
[박은조 목사 / 은혜샘물교회 담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전세계 이목을 아프간으로 집중시키면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들을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이루어 가고 계시는 것을 우리가 조금씩 조금씩 목격하고 있습니다.”
피랍 사건 당시 비기독교인이었던 고 심성민 씨의 어머니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 중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는데요. 고통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천국에서 아들을 만날 것을 믿고 있었습니다.
[김미옥 집사 / 고 심성민 씨 어머니]
“성민아 하늘나라 잘 있었나. 엄마도 천국 갈꺼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그리 믿고 있어요. 보고 싶은 성민이..”
[앵커]
그렇군요. 10년이 지났지만 마음 한편이 아픈 건 여전하네요. 당시 아프간 피랍사건의 파장이 적지 않았죠?
[기자]
이슬람, 중동지역의 테러, 피랍사건은 종종 보도됐었지만, 이 당시 아프간피랍사건은 한국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인원이 피랍된데다, 2명이나 목숨을 잃으면서, 당시 교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줬습니다.
부정적으로는 교회의 해외 단기봉사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비판이 거셌고, 당장 많은 교회들은 해외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교계에는 안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는데요. 복음을 전하다 순교할 수 있지만 위기상황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통해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 결과 피랍 3년 뒤인 2010년에 한국교회는 한국위기관리재단을 설립하고 선교지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위기상황에 대비해 교육과 준비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김진대 사무총장 / 한국위기관리재단]
“위기관리 사전교육을 통해서 위기예방 및 위기발생시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인가를 미리 교육받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공격적 선교에 대한 반성도 있었어요.
[기자]
맞습니다. 아프간 사건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교회의 선교행태에 대해서 반성하는 기회가 됐었죠.
물량중심적 선교, 직접적 포교행위 등에 대해 자성하고, 특히 진심으로 돕고 섬기는 봉사활동 역시 선교활동의 일환임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지 문화에 대해 사전에 배우고, 그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점은 지금도 한국교회가 되새겨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한철호 선교사 / 미션파트너스]
"다른 문화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간적으로 짧게 가지만 그 일이 장기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단기 사역과 관련해 좀 다른 얘기긴 한데요. 요즘에는 유학생이나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 등 해외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우리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죠
단기 사역을 해외에 나가는 것 만이 아니라 이런 우리 주변으로 눈을 돌려서 단기사역의 새로운 기회로 삼아달라는 선교계의 지적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