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뉴스] "北으로 간다" 탈북자 공개 재입북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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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공개 입북'에 쩔쩔매는 당국

-'8천원에 인생 바꿨다' 임지현 씨의 入北 선언
-탈북-탈남-재탈북 여럿 "공개리에 재입북"
-'북으로 가도 아무 문제 없겠구나' 생각
-당국의 뒤늦은 대처…이미 탈남 후 북으로
-北매체로 확인된 재입북 사례만 25명
-탈북민 곁 상담사들, 당국과 정보 공유 한계

■ 생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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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오늘 김정훈의 훅!뉴스 첫 순서인데, 어떤 내용을 갖고 오셨습니까?

◆ 김정훈> 며칠 전 탈북 방송인 임지현 씨가, 스스로 입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김정훈 기자가 훅!뉴스를 취재하다 이 사실을 먼저 알게 돼서 속보로 전해드렸어요. 한국에서 교제하던 남자친구한테 한국을 떠나기 전에 "나는 북으로 간다"는 이런 카톡 메시지를 남겼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해 드렸죠.

◆ 김정훈> 납치냐, 간첩의 복귀냐 설들이 많았지만 탈북민의 자발적 입북에 무게가 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경찰 수사도 그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서 임 씨 남자친구의 증언을 다시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음성)"저랑 헤어지고 나서, 이틀 뒤에 사진이랑 카톡이 오더라고요.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자른 모습으로 '단돈 8천원 가지고 내 인생을 바꿨다', '나는 다시 북한으로 갈 거다'…제가 좀 말렸거든요. 그랬더니 '잘 지내라' 한마디 하고 카톡을 탈퇴해 버리더라고요."

(그래픽=스마트뉴스팀)

 

◇ 김현정> 단돈 8천원에 머리 자르고 인생 바꿨다, 북으로 갈 것이라는 결심을 밝힌 거네요.

◆ 김정훈> 네, 또 임지현 씨는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과는 달리 많이 외로워하고 북에 남은 가족들을 그리워했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도 임 씨 남자친구의 목소리로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남한을 떠나겠다고 그런 식으로 한 것 같아요. 외로움이 엄청 컸어요. 혼자 사는 것도 싫어했고. 어머니 보러 갈 거다, 너랑 헤어지면…"

◇ 김현정> 혼자 사는 것도 싫어했다, '어머니 보러 갈 거야, 너랑 헤어지면...' 실제로 헤어졌어요?

◆ 김정훈> 지난 3월 말경 헤어졌는데요, 이와 함께 임씨는 탈북 과정에서 위장 결혼한 중국인 남성이 자신의 돈을 떼어가서 힘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외로운 남한 생활 속에 경제적 문제까지 겹치자 자진 입북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거죠.

◇ 김현정> 그러한 배경 때문에, ‘나는 북으로 갈 거다’라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떠났다, 이 얘기예요.

◆ 김정훈> 탈북민의 공개 입북, 바로 이 점이 오늘 다뤄볼 주제입니다.

◇ 김현정> 김정훈의 훅!뉴스 '공개 입북'. 그러니까 임지현 씨 케이스처럼 나는 입북한다 선언하고, 알리고 떠나는 그런 얘기입니까?

◆ 김정훈> 입북을 선언하고 떠나는 사례는 임지현 씨 말고도 또 있었는데요. 탈북-탈남-재탈북을 이어간 김광호 씨의 사례를 보시죠. 김 씨는 지난 2009년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북한을 빠져나와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11월 선양 주재 북한 영사관을 통해 재입북했죠. 이후 평양에서 한국을 비난하는 기자회견까지 열기도 했습니다. 당시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김광호 씨 음성)"탈북자라는 것이 진짜 탈북자가 아니라 괴뢰들의 반공화국인권선언의 피해자다, 희생이다라는 것을 똑똑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남한에 있다가 다시 북한에 돌아가 이렇게 얘기한 거예요. 이렇게 북한 가서 얘기했던 김광호 씨가 다시 남으로 돌아왔어요.

◆ 김정훈> 김 씨는 북으로 넘어간 지 6개월만에 재탈북해 중국으로 갔다가 공안당국에 체포됐는데요, 다행히 2013년 8월 한국으로 송환됐습니다.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분이 북으로 돌아갈 때 공개 입북, 입북 선언을 했다는 말입니까?

◆ 김정훈>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를 주변에 드러내놓고 했고, 경찰·통일부·국가정보원 모두 알았을 것이라는 게 김광호 씨의 주장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도 아무도 막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 김정훈> 그래서 김 씨는 '북으로 가도 아무 문제가 없겠구나' 생각했다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김광호 씨 음성)"통일부 상담사에도 다 말했어요, 북으로 가겠다 나는. 국정원도 다 알았어요. 국정원도 다 알고 있는 상황인데, 인천공항으로 고스란히 문을 열어주고. 그게 난 지금에 와서 의심가는 거죠. 북에 간다고 소리치며 떠난 사람을 인천공항으로 그냥 보낼 리가 있어요?"

◇ 김현정> 아무도 막지 않았다. 이해가 안 되는데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 아닙니까? 북한으로 가겠다 동네방네 소문을 내는데도 아무도 만류하지 않았다?

◆ 김정훈> 사실인지 여부가 궁금했습니다. 2012년, 김 씨의 남한 사회 정착을 지원했던 전문상담사를 찾아봤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말을 하더군요.

(음성변조)"김광호 씨 관련해서는 어떤 답변도 해드릴 수 없습니다. 제가 대처를 안 했다고요? 그건 말도 안됩니다."

◇ 김현정> 상담사는 뭔가 하시기는 했다는 거네요?

◆ 김정훈> 그래서 이번엔 김씨의 신변을 보호 관리했던 담당 경찰의 얘기도 들어봤습니다.

(음성변조)"북한하고 중국도 간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아요. 저한테는 일절 말 안 했는데, 갈 수도 있다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기록시스템에는 기록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이미 중국에 가 있었더라고요."

◇ 김현정> 기록시스템에는 북으로 갈 수 있다고 기록했다. 그런데 보니 이미 중국 가 있더라. 김광호 씨 말이 사실은 사실이네요.

◆ 김정훈> 그렇죠. 탈북자가 공개적으로 탈남·입북을 한 셈인데, 아무도 잡지 않았다는 겁니다.

◇ 김현정>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죠?

◆ 김정훈> 재구성해보면 김광호 씨는 자신의 상담사에게 북한행 결심을 알렸고요, 이후 상담사는 담당 경찰에게 이를 보고했지만 뒤늦게 소재 파악을 해보니 김 씨는 이미 중국으로 간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김광호 씨 케이스가 아주 특수한 겁니까, 아니면 더러 있는 일입니까?

◆ 김정훈> 남한에 정착했다가 북으로 돌아간 탈북자 수는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된 사람만 25명인데, 그중 5명이 또다시 남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들 5명을 제외하고는 재입북 과정을 전해들을 길이 없는 것이죠. 그 중 한명인 김광호 씨의 증언이니 무시할 수는 없겠습니다.

◇ 김현정> 일단 그 사실이 충격적이고, 또 궁금한 게 왜 김광호 씨처럼 탈북-탈남-탈북을 반복하는 겁니까?

◆ 김정훈> 김광호 씨는 막상 처음 한국에 와보니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법과 제도를 모르는 상태로 탈북 브로커와의 돈 문제까지 생겼고요. 김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김광호 씨 음성)"집안일 때문에 갔죠. 아무것도 아닌 문제 가지고 집을 뺏긴다는 소리에 벌컹해가지고...내 집을 압류했으니까. 그땐 우리가 법을 몰랐으니까, 집을 뺏긴다니까 황당해서..."

하지만 북으로 돌아가보니 역시나 실망감이 크고, 특히 딸의 미래를 위해 그래도 자유가 있는 한국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결국 남한 사회에 적응을 못했기 때문에 탈남, 그것도 공개적으로 입북을 했다는 것인데, 궁금한 게 돌아가면 처벌을 받지 않을까 두려움도 없었던 겁니까?

◆ 김정훈> 북한 입장에선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심한 처벌을 내리지도 않고, 탈북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짐작하고 있다고 하네요. 김광호 씨의 말입니다.

(넘어가면 심하게 고문당하고 구타당하나?)
<김광호씨>"그런 것 없어요. 제발로 넘어갔으니까"
(교화소 같은 데 안 보내나?)
<김광호씨>"제발로 왔는데 왜 보내겠어요. 무지막지하게 못해요."

◇ 김현정> 처벌 못한다, 왜냐면 선전할 때 써야 하니까... 김광호 씨든 임지현 씨든, 남과 북을 마치 옆집 드나들듯이, 그것도 뜻을 숨기지도 않으면서 오간다면 이는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 김정훈> 국내 탈북자 수가 3만 명을 훨씬 웃도는 상황에서 경찰이든 국정원이든 정부가 이를 꼼꼼히 관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그나마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소속 전문상담사들이 탈북자들을 곁에서 직접 돕고 있습니다. 김광호 씨도 전문상담사한테 고민을 털어놓고 입북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죠. 하지만 민간 차원이다 보니 포착된 특이사항도 즉시 정부 당국과 공유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정보를 파악했더라도 즉시 정보를 공유하고 즉시 행동을 옮기는, 이런 식의 체계적인 관리가 안되는 거군요.

◆ 김정훈> 남북하나재단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음성)"정부차원에서, 경찰도 신변보호담당관이 지정돼있어서, 그렇게 관리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단에서는 관여를 할 수가 없어요. 저희는 정부산하 공공기관이고 개인정보를 취득해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 김현정> 전문상담사들이 탈북자들하고 그나마 가장 속터놓고 얘기하는 사람들인데, 이분들은 민간재단이다 보니까, 관여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

◆ 김정훈> 그렇다고 정부가 탈북민들을 옥죄듯 감시를 강화하기도 어렵지 않겠습니까? 반대로 속수무책으로 민간에만 역할을 맡겨놓을 수도 없죠. 이 때문에 '미리 온 통일'- 탈북민 사회를 바라보는 전문가들도 뚜렷한 답을 못 찾고 있는 현실입니다.

◇ 김현정> 임지현 씨, 자기 발로 다시 북으로 돌아간 것으로 경찰도 파악을 하고 있는 거죠? 임지현 씨, 또 김광호 씨 얘기를 듣고 그냥 놀라고 충격받고 끝날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우리나라 탈북자들의 적응문제, 관리의 문제에 허점이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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