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시설 태양광발전소, 역발상 투자상품화로 축구장 230개 넓이 깔아
태양광전지 (사진=서울시 제공)
신고리 5,6 호기 건설 중단으로 탈원전 논쟁이 가열될수록 서울시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 원전 2기를 돌리지 않아도 될 정도의 에너지 혁명을 이뤄냈다.
이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서울시 전역에는 2012년부터 가로 1m, 세로 40cm 짜리 미니 태양광모듈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의 태양광전지가 곳곳에 설치됐다.
아파트 베란다, 학교 옥상, 공공건물 지붕 등에 설치된 태양광모듈 면적만도 축구장 230개 넓이다.
태양광발전소는 통상 님비현상(혐오시설 기피현상)을 야기해 설치가 어렵지만 서울시는 철저히 주민들에게 이익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서울에너지공사의 경우 연수익률 8%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이 회사 본사의 지붕을 태양광전지로 덮는데 지역 주민들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녹아 있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서울시는 연간 39,894가구가 쓸 전력(연간 146천 MWh)을 만들어 내고 있다.
겉보기엔 얼마 안 되는 양 같지만, 이런 신재생에너지는 일반 전력 소비자들에게 에너지 절약 습관을 덤으로 제공한다.
태양광전지(사진=서울시 제공)
신대방동 허정자씨도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34평 아파트 베란다에 미니 태양광 모듈을 2014년에 설치했다.
허씨는 “6월에 전기료를 1만 2천원 냈고, 이달에는 좀 많이 썼는지 1만 6천원 고지서를 받았다”며 “전기료에 신경쓰다보면 누진제를 알게 되고, 그러다보면 조금이라도 덜 쓰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2012년부터 전개해 온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은 3개의 축으로 이뤄져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만들고’, 에너지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늘리는’ 것이다.
우선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서울시는 태양광 외에도 연료전지, 태양열, 지열,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설치비용도 지원했다.
다음으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에코마일리지(최근 6개월간 에너지 사용량이 2년간 사용량에 비해 10% 이상 줄어들면 10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주는 프로그램) 프로그램을 장려했다.
이 에코마일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시는 지난 5년간 1백만 가구가 연간 사용할 전력(3,650,604MWh)을 아꼈다.
에너지 절약 실천 뿐 아니라 홍보, 교육에 서울시민 337만 명이 참여해 이룬 성과이기도 하다.
원전 하나 줄이기의 세 번째 축인 에너지 효율화 높이기는 녹색건축 설계, LED 조명 보급 사업 등이 있다.
이를 통해서도 지난 5년간 212만 가구가 연간 사용할 전력(7,736,817MWh)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5일 ‘원전 하나 줄이기 5주년 기념 시민토크 콘서트’에서 “서울시가 지난 5년간 해온 것처럼 전국에서 5년간 원전 하나 줄이기를 시행한다면 원자력발전소 14기를 대체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가 원전 하나 줄이기를 채택한다면 원전이 없어지는 날이 오리라고 확신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는 홈페이지(http://energy.seoul.go.kr/seoul/)에 잘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