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이 쓸려내려갔다" 가뭄 이은 폭우에 두번 우는 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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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병충해도 우려…충북 4,300여ha 침수돼 피해액 544억원

폭우로 쓸려내려간 인삼밭(사진=농민 제공)

 

얼마전까지 가뭄에 애타하던 충북지역의 농민들은 최근 최악의 물난리를 만나 넋을 잃을 지경이다.

복구에 나선 농민들은 설상가상 이어지는 폭염에 더욱 지치고, 병충해와도 싸워야 할 판이다.

괴산군 청천면에서 40년 가까이 인삼 농사를 지어온 박모(61)씨.

내년에 4년근 인삼 수확을 앞둔 1만 3,000㎡ 대규모 인삼밭이 폭우에 모두 쓸려가면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됐다.

피해액만 3억원이 넘지만 재해보험도 들지 않아 대체 작물 종자 지원 외에는 실질적인 보상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박 씨는 "둑이 터지면서 한 순간에 모든 게 다 쓸려내려갔다"며 "내년에 수확을 앞두고 있었는데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침수돼 모두 썩은 수박(사진=농민 제공)

 

청주시 오창읍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장모(57)씨는 수확을 나흘 앞두고 시설하우스 5개 동이 침수돼 수박이 모두 썩어버리면서 한 통도 건지지 못했다.

그나마 함께 침수됐던 파 밭이 아직까지는 일부가 살아 수확해보려 애쓰고 있지만 병충해 위험이 큰 상황이다.

장 씨는 "그나마 남은 것이라도 살릴려고 해보지만 한번 침수된만큼 균도 많고 약해져있다"며 "영양제를 주고 살균하는 등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충청북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도내에만 농경지 4,300여ha가 침수돼 피해액이 544억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 도내 전체 농가 가운데 무려 84%가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폭우로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추석을 앞둔 밥상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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