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정치적 이용 말아야…" 김군자 할머니 빈소 찾은 시민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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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경기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하고 있다.(사진=신병근 기자)

 

24일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

이제는 고인이 된 김 할머니 앞에 교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한 여고생이 영정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섰다. 이내 양손은 입을 가린 채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경기 광주 경화여고 정선(17) 양은 "할머니가 계셨던 나눔의 집은 저희 학교와 같은 광주에 있었지만,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도 찾지 못했다"며 "죄송한 마음에 할머니를 어떻게 봬야 할지…속상할 뿐이다. 할머니 사진을 보니 감정이 북받쳤다"며 흐느꼈다.

정 양은 "할머니가 가시는 마지막 길에 예의를 갖추려 방학인데도 교복을 입었다"며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쉬셨으면 좋겠다. 일본의 정식 사과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할머니가 지난 23일 광주 나눔의 집에서 향년 89세로 별세한 후 빈소를 찾는 시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문객들을 맞는 김 할머니의 유족들의 얼굴에는 침통한 빛이 역력했다.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차병원 장례식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빈소가 차려져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시민들은 저마다 김 할머니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며 영면을 기원하는 한편,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회사원 박모(29·여)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원하기 위해 제품을 만드는 '마리몬드'를 통해 구매한 휴대전화 걸이를 들어보였다.

박씨는 "평소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 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빈소를 찾았다"며 "할머니들을 잊지 않기 위해 휴대전화 걸이를 구입했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기 위해 우리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다 해야 할머니들의 한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에서 만난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일본의 공식 사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소녀상' 건립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위안부 문제는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결코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 차원의 소녀상 건립이 확대돼야 일본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 소녀상 건립이 실현된다면 해외에서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김군자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이틀 동안 일반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주신 걸 보면서 위안부 문제를 공유하려는 성숙된 국민의식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할머니 별세 이틀 째인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을 만나 애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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