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내 판매량 급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 나섰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해외법인장 회의 참석 뒤 곧바로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중국행의 공식 목적은 현대차 충칭(重慶) 공장 생산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지만, 충칭공장 가동을 계기로 중국 판매량 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현장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충칭공장은 중국 내 5번째 현대차 생산공장으로, 지난 4월부터 3단계에 걸쳐 시험생산을 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실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기념식 행사에서 "충칭공장은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전략에 부응해 중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충칭시에 최첨단의 친환경·스마트 공장으로 건설됐고, 중국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자동차 메이커로서 중국 소비자를 위한 고품질의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 중국내 5번째 생산거점 '충칭공장', 중국 내륙· SUV차급 공략 '교두보'현대차는 충칭공장을 성장 시장인 '중국 내륙 지역'과 'SUV차급'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고, 충칭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 중서부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長江;양쯔강) 경제벨트'와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으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현대차는 올해 C1-low급 신차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C급 소형차 2종, 소형 SUV 2종 등 총 4종을 충칭공장을 통해 선보인다. 모두 충칭공장 생산 전용 모델로, 충칭에서 생산해 중서부 지역을 비롯 중국 전역으로 공급한다.
충칭공장 생산 첫 차는 중서부 소도시에 거주하는 첫차 구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형 소형 세단이다.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해 활용도 높은 최신 IT 사양을 적용하고 후방카메라와 후방주차보조 시스템(RPAS) 등 동급 경쟁차보다 안전사양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충칭공장 가동으로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하게 돼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량 감소폭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 정 부회장, 中 당국자들과 '자동차 산업 발전 방안' 의견 나눠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충칭시 장궈칭(张国清) 시장, 충칭시 천뤼핑(陈绿平) 부시장 겸 량장신구 주임, 안성국 청두 총영사 등 중국 당국 관계자들도 초대됐다.
기념식 행사에 앞서 정의선 부회장은 천민얼(陈敏尔) 충칭시 서기와 만나 중국 자동차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구이저우성 서기를 역임했던 지난해 4월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했고, 11월 구이저우성에서 열린 '현대차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 합작 협의서' 체결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이 올들어 중국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2번째다.정 부회장은 사드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 4월 중국으로 날아가 현지 생산·판매법인인 베이징현대를 찾아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현지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은 계속됐고,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나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났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 15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중국시장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정 부회장 주재로 17, 18일 열린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도 중국 판매량 감소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졌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 하반기 중국에서 현지 전략형 SUV NU(프로젝트명)와 K2 크로스를 출시해 판매를 늘리는 등 대책을 보고 받고 적극적인 추진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 8월 충칭공장 완공…中 5개 거점서 165만대 생산능력, 시장공략 '탄력'8월말 중국 충칭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중국 전역에 5개의 승용차 생산거점을 구축, 16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는 충칭공장에 신규 세그먼트 차종을 투입해 중국 내륙과 SUV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중인 베이징 1공장은 ix25 및 링동, 2공장은 투싼 및 쏘나타, 3공장은 랑동 및 밍투, 창저우공장은 위에나 및 경제형 준준형 SUV를 중심으로 시장변화에 유연한 각 공장별 효율적인 생산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각 공장별 대표 차종은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차종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대외적 영향 등으로 판매가 위축됐지만, 디자인과 연구개발 능력 강화, 제품 라인업 확대 및 다양한 친환경차 투입, 차량 IT기술 적용 확대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중장기적으로 모든 제품군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공장가동도 최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中 판매 확대…중국 전용차 개발, 매년 3~4종 신차 출시,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현대차는 먼저 중국기술연구소에 설계, 디자인, 평가 등 제품개발 전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 연구개발기능을 갖추고, 중국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 성능, 기능을 갖춘 중국전용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또 매년 3~4종의 신차를 출시해 현재 총 12개 차종 라인업을 2020년 14개 차종으로 확대한다. 특히 SUV 성장세를 감안, 현재 4종인 SUV를 7종(MPV 포함)으로 대폭 확충한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강화한다. 지난해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이어 올해 하반기 위에둥 전기차, 내년 상반기 쏘나타 PHEV 출시 등 2020년 6종의 친환경차를 중국 전역에 판매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의 기본이 되는 최신 지능형 차량안전시스템(ADAS)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커넥티비티 기능을 적용하는 등 차량 IT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국 구이저우성에 구축한 빅데이터센터를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해 중국 소비자 맞춤형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