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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전쟁' 배우+스태프들이 밝힌 임금 체불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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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원정 기자)

 

영화 '아버지의 전쟁'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임금 체불을 둘러싼 내막을 밝히며 제작사 및 투자사에게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이들의 '임금체불 소송청구 기자회견'에는 사건의 당사자인 스태프와 배우 뿐 아니라 영화 단체들, 문화예술인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제작사 '무비앤진'와 투자사 '우성엔터테인먼트'를 조사 중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영화산업노조)이 밝힌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다. 제작사는 '아버지의 전쟁' 제작에 돌입하면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에 따라 근로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

'표준근로계약서' 사용을 해야 하는 '영화산업단체협약' 위임사임에도 이에 대한 체결 역시 없었다. 대다수의 조단역 배우들은 구두 계약만으로 영화에 출연했다.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좋은 영화'에 동참해달라는 제작사의 말에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현저히 적은 금액에도 흔쾌히 일을 승낙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갑작스러운 촬영 중단과 지금까지 일한 것에 대한 임금 미지불이었다.

영화산업노조 관계자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제작사에 밀린 임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제작사는 투자사가 촬영을 중단시키고 예산 집행을 중단해 임금 체불이 발생한 것이라며 투자사를 정면 겨냥했다. 투자사는 제작사가 유족의 동의서를 확보하지 못해 투자계약서를 위반했고, 제작 예산초과로 제작이 중단됐다는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노동'이 우선되어야 한다. 임금 체불이 분명하게 있음에도 누구 하나 책임있게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2달 여 촬영 동안 헌신적으로 일한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한 해 2억 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는 지금, '아버지의 초상'과 같은 임금 체불 사건은 영화계에서 흔히 일어난다. 모든 제작사가 의무적으로 표준계약서를 시행해야되는 것도 아닐 뿐더러, 도제식 시스템이 관습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런'도제식 시스템'은 스태프나 조단역 배우들에게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버지의 전쟁' 현장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미술 감독 이대훈 씨는 '스태프 대표단'으로 자리에 참석해 의견을 거침없이 말했다.

그는 "이 사태가 벌어진 상황 자체가 의심스럽고 궁금하다. 통보 하나로 촬영이 끝났고 우리는 재개하려 노력했지만 되지 않았다. 제작사는 책임지지 않고 변명만 늘어 놓으며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작사가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사과해야 한다. 제작사와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투자사 또한 같은 것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영화 수익에서는 멀리 배제된 스태프와 단역 배우들이 오히려 제작 과정의 재정적 위험을 온 몸으로 떠안아 온 한국영화산업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면서 ▲ 제작사와 투자사가 조속히 합의해 동결된 영화 예산에서 스태프들의 임금을 지급할 것, ▲ 한국영화 제작사들은 다시는 반복된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근로계약을 체결, 표준계약서를 반드시 사용할 것, ▲ 투자사들은 이런 사태 발생을 막기 위해 근로계약과 표준계약서 반드시 사용할 것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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