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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이 본 '파수꾼' 결말 "죽는 것도 나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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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파수꾼' 장도한 역 배우 김영광 ①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에서 장도한 역을 맡은 배우 김영광 (사진=와이드에스컴퍼니 제공)

 

지난 11일, 8주 동안 달려온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이 종영했다. 범죄로 사랑하는 이를 잃고 일상이 파괴돼 버린 사람들이 '파수꾼'이라는 모임을 조직해 정의를 실현한다는 줄거리의 '파수꾼'은 대장 장도한(김영광 분)의 죽음으로 끝을 맞았다.

복수를 위해 평생을 살아 온, 똑똑하고 강단 있으면서도,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장도한의 죽음에 시청자들은 허탈해 했다. 그동안 혀를 내두르게 만들 만큼 철두철미한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준 장도한이 고등학생 윤시완(박솔로몬 분) 때문에 죽게 된 것에 분노하는 반응도 많았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영광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터뷰 초반부터 김영광에게 결말이 어땠는지 묻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마지막 31, 32회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생사 여부를 확실히 몰랐다는 그는 "죽는 결말도 나쁘지 않"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종영 소감 부탁한다.

일단 좋은 드라마를 되게 재밌게 해서 기분이 좋다. 좋은 감독님, 작가님 만나서 되게 신나게 했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되게 즐거운 작업을 했다는 것에 대해 흐뭇해하고 있다. 되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너무 재밌게 촬영해서 선배님들과 감독님, 작가님과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 장도한이 죽는 결말 때문에 말이 많았다. 결말은 언제 알았나. 결말은 마음에 들었는지.

뒷부분에는 되게 생방송이어서 마지막 2회 분량 나올 때 그때 처음 대본 받고 '아, 죽는구나' 했다. 완전히 죽는지 확신은 못했는데 계속 물어봐도 감독님이 저 놀리시려고 안 가르쳐주다가 나중에 알았다. 저는 개인적으로 도한이가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방송 마지막날까지 촬영을 했는데 끝날 때까지 고민했다. 도한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시는 분도 있고 화가 나실 분도 있을 텐데 결국 어떻게 (죽음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했다. (그동안 도한이) 죄의식을 계속 보여줬다. 죄의식을 (죽음으로) 해결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았나. 복수를 위해 살다가 속죄를 하고 떠나는 슬픈 엔딩이 됐다.

▶ 직접 화면으로 봤을 때 결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물론 전체적으로 만족한 건 아닌데 제 스스로에 대한 한계는 느꼈다. 단순하게 남자주인공이 이렇게 슬프게 죽어도 될까? 너무 현실적으로? 어느 부분에 포인트를 둬야 할지가 가장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는 속죄에 대한 의미를 갖는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했다. 그래도 (죽는) 표현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본다. 저는 감독님을 믿고 하기 때문에 편집을 잘해주시겠지 했다.

▶ 또 궁금한 게 있다. 윤시완은 죽은 거냐?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나쁜 놈. (웃음) 마지막회를 찍을 때 너무 화가 났던 게, 내용을 떠나서 (장도한이) 윤시완을 어떻게 못하니까 그게 너무 화나는 거다. 그전까지 도한은 큰 그림 그리면서 (떡밥을) 뿌려놓고 거두는 작업을 많이 했고 청문회 끝나고 복수도 했는데,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해서 열심히 뛰고 있는데도 뭘 못하니까.

▶ '파수꾼'이 일종의 '정의 구현'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었는데 결말에서 정의 구현이 없었던 게 아닐까.

저야 (주어진 대로) 열심히, 열심히 했다. (웃음)

지난 11일 방송된 '파수꾼' 최종화는 장도한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사진='파수꾼' 캡처)

 

▶ 캐릭터에 많이 몰입된 것 같다.

제가 파수꾼들에게 대장이란 걸 들켰을 때 되게 외롭더라. 경수(샤이니 키 분)랑 보미(김슬기 분)는 나랑 미리 입을 맞춰놓고 수지(이시영 분)가 오자마자 "대장이 우리를 배신한 거예요?" 이러니까. 좀 외롭긴 했지만 파수꾼들에게마저도 미움을 받는 악당 같은 대장이 되자는 생각이 있어서 괜찮았다. 캐릭터가 너무 재밌었다. 생각할 것도 많았고 (제가) 집어넣은 것도 많았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광호(김상호 분)랑 승로(최무성 분)를 만났을 때 두 분한테는 시각적으로도 굽히고 들어간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더 숙였다. 나중에 자세 변환을 하면 간극을 보여주기 좋으니까. '아수라'의 주지훈 선배님 연기가 오묘한 듯 되게 멋있어서 참고했다. 중간에 은중(김태훈 분)에게 손짓하는 장면도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 선배님 부분을 참고한 것이다. 동선이나 자세 등을 (다른 작품에서) 좀 따왔다.

▶ 초반에 밉상처럼 깐족대는 연기를 보고 악역인 줄 알았다. 연기 잘한다는 반응도 많았다.

저도 잘 모르겠다. 되게 악당처럼 보여야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수지에게 더 재수없고 싸가지 없는 인물이기를 원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 (캐릭터에 대한) 판단이 확 서지 않나. (처음에) 나쁘다가 나중에 보니까 착한 애네, 하는 게 뭔가 멋있지 않나. 그런 연기를 의도적으로 열심히 했다.

▶ 은중에게 하는 모습을 보면 장도한은 다소 능글맞은 구석도 보여줬는데, 실제 성격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궁금하다.

(비슷한 부분이) 조금은 있는 것 같다. 제가 처음 (캐릭터를) 잡은 게 은중에게만큼은 미안한 마음을 갖자는 거였는데, 그걸 장난치는 것으로 좀 표현했다. 극중에서 두세 번 정도 "너는 정의롭고 용감하고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검사야" 이런 식의 말을 했다. 도한의 진심이었다. 티낼 수 없는 (어떤 감정들을) 몸짓이나 장난으로 했던 것 같다.

▶ 왜 은중에게 도한이 미안한 마음을 가질까.

도한은 그동안 복수하고 살면서 굉장히 정의롭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제 눈 앞에 가장 자주 보이는 검사가 굉장히 정의롭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인 거다. 미안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너(은중)의 방식이 안 통하지만, 너 같은 검사도 필요하다는 맘을 가졌을 것 같다.

▶ 성당, 검찰청 같은 상징적인 장소에서 연기를 자주 했다. 어느 곳에서의 연기가 더 마음이 편했는지.

검찰청이요. 복수를 위해 살아온 인물이기 때문에, 저는 회개할 때보다는 누군가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 이들이 내 손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좀 더 재밌었다.

▶ '파수꾼'은 점차 시청률이 오르는 추세였지만 경쟁작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었다. 아쉽진 않나.

오히려 초반에는 전혀 신경이 안 쓰였다. 그냥 저는 꾸준히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사진을 확 뿌려놓은 것처럼 흩어져 있지만 (나중으로 갈수록) 모이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시청률이) 오를 거라는 생각을 갖고 연기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 분들이 다같이 으쌰으쌰하는 게 느껴졌다. '10% 넘겨보자' 이런 것들 때문에 저도 '바람이 이뤄져야 할 텐데…' 그런 생각을 했다. 마지막 방송 때 10%가 됐는데 '진짜 시청자들의 힘은 대단하다, 결국 만드는구나, 와!' 이렇게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시청률에 민감한 성격이 아니다. 캐릭터에 대한 진실성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노컷 인터뷰 ② 연기의 재미를 느낀 김영광,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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