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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대미적자 60억 달러'…추가 개방 요구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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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축수산식품 분야 무역수지 이득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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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재협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철강과 자동차뿐만 아니라 농축수산물 분야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쌀시장 추가 개방요구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지난 2012년 3월 한미FTA 발효 이후 농축수산물의 무역 불균형이 오히려 심화돼 미국이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도 지난 13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미국 대통령)는 트럼프의 소신이 있는 거고 김영록은 김영록의 소신이 있는 거다"며 농축산물 만큼은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쌀 시장 추가 개방 요구....한미FTA 재협상 쟁점 부상

우리나라는 WTO(세계무역기구) 협상에 따라 해마다 40만8700톤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

이 같은 수입쌀은 어느 특정 국가에 대해 물량을 정해놓고 수입하는 게 아니라, 입찰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

최근 미국 쌀은 생산량 증가로 재고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져 중국산 쌀 가격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쌀 가운데 중국산이 50%, 미국산이 40% 정도를 차지했다.

이렇다 보니 미국이나 중국 모두가 한국에 쌀을 수출하는 과정이 피곤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미국 측은 앞으로 한미FTA 재협상이 진행될 경우 WTO 규정에 위배됨에도 불구하고 미국 쌀을 무조건 일정규모 이상 수입하도록 쿼터배정을 우리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호 서울대 교수는 “미국이 FTA 재협상을 통해 쌀 문제를 건드릴 수 있는데, 미국이 바라는 것은 한국이 안정적으로 일정량의 미국 쌀을 수입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일본도 미국에 대해 특정국가 할당량을 정해 놓고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이 쌀을 지렛대 삼아서 협상에 들어 올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국가 쿼터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에 쿼터를 지정해 주면 중국이 가만히 있겠냐”며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자국산 쌀에 대한 쿼터배정이 무산될 경우 WTO 의무수입물량 40만8700톤과 별도로 미국산 쌀을 추가 수입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쌀 추가 수입을 요구해, 8만 톤을 늘린바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우리 입장에서는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쌀도 남아도는 판에 미국산을 추가 수입한다고 하면 농민들이 가만히 있겠냐”며 “이 또한 수용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은 쌀을 포함한 농축산물 수입 확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농연 관계자는 "정부가 FTA 재협상 과정에서 쌀시장을 추가 개방을 약속할 경우 제2의 광우병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농업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청와대)

 


◇ 2012년 한미FTA 발효....농축수산물 무역 불균형 심화....미국 이득

우리 정부가 한미FTA 재협상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분야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은 그동안 미국이 FTA로 많은 이득을 챙겼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 첫 해인 지난 2012년 우리나라가 미국에 판매한 농축산식품 수출액은 4억7300만 달러인 반면 수입액은 65억3300만 달러로 60억6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4년이 흐른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7억1600만 달러, 수입액은 68억5200만 달러로 무역수지 적자액이 61억3600만 달러로 늘어났다.

특히, 같은 기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액이 5억2200만 달러에서 10억3500만 달러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한, 미국산 쌀의 경우도 4800만 달러에서 8600만 달러로 79%나 증가했다.

이밖에 수산물의 경우도 FTA 발효 첫 해인 지난 2012년 우리나라 수출액은 1억9100만 달러, 수입액은 1억7700만 달러로 14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수출 2억4100만 달러에 수입은 2억4400만 달러로 오히려 200만 달러 적자를 봤다.

무엇보다도 국내 소비가 많은 명태의 경우 지난 2012년 미국산 수입액이 4252만 달러에서 지난해는 7361만 달러로 73% 증가했다. 또한, 바다가재의 경우는 182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3394만 달러로 4년 사이에 무려 19배나 급증했다.

이는 미국이 한미FTA로 농축수산식품 분야만큼은 큰 이득을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미국이 재협상을 통해 추가 이득을 챙기겠다는 것에 대해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록 장관은 “트럼프가 철광, 자동차 제시했는데 그러면 우리도 농업은 우리가 10배 더 사주니까 농업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더 이상 (FTA에 대해) 문제 제기 안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대통령도 미국 다녀와서 FTA가 앞으로 문제 나오면 수세적으로 하지 말고 논거를 가지고 당당하게 주장하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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