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한국 미술사의 주요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 온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조각부문 '심문섭, 자연을 조각하다'전을 14일부터 10월9일까지 과천관 1, 2전시실, 중앙홀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심문섭의 시기별 대표 조각 작품뿐만 아니라 드로잉, 회화, 사진들도 함께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조각가 심문섭은 서울대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국가 전람회인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1969~71년의 연이은 수상으로 두각을 나타내었다. 1971~75년에는 파리비엔날레에 3회 연속 참가했고, 197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1976년 시드니 비엔날레 등에 출품하여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1981년 일본에서 개최된 제2회 헨리무어 대상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1970~90년대 일본에서만 15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이뿐만 아니라 다니엘 뷔랑, 니키 드 생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전시했던 프랑스 팔레 루아얄 정원에서 한국작가 최초로 전시에 초대되는 등 현재까지도 파리, 도쿄, 베이징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시 The presentation, 2005, 철, 돌, 전기설치
전시의 부제인‘자연을 조각하다’에서 연상되듯 심문섭은 자연의 근원에 가까운, 자연이 빚은 조각을 추구한다. 자연의 형상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그것 자체로’ 있는 현상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 이후 한국 조각계에 주요하게 등장했던 물질의 개념이 심문섭의 작업 전반에 어떻게 반영, 전개되어 왔는지 그 의미를 살펴본다.
전시의 구성은 초기작부터 현재까지의 조각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전개하였으며, 조각 외에도 드로잉, 회화, 사진들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작품의 제작 과정과 작가의 의도를 다양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
반추 Re-present, 2010, 나무, 철
특히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온‘관계’, ‘현전’, ‘토상’ 그리고 ‘목신’, ‘메타포’, ‘제시’, ‘반추’ 시리즈를 통해 작품의 재료가 되는 흙, 돌, 나무, 철 등 물질에서부터 시작해 물질 간 관계 속에서 상징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 시대의 미적 감성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내재화시켰던 심문섭의 작품세계를 돌아보고, 돌이 흙이 되고 흙이 돌이 되는 순환의 의미와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국립현대미술관은 밝혔다.
한편, 8월 30일 오후 1시부터 작가와 큐레이터와의 만남을 통해 동시대미술의 이해를 돕는 연계 프로그램 '전시를 말하다_MMCA 토크'가 진행된다.
이 중‘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작가의 5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심도 깊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작가가 직접 창작한 시를 낭독하며 관객들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2000원. 전시 문의 (02)2188-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