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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12일 만에 날아든 'FTA 청구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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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내 정치적 상황 고려도 염두, 전임 행정부 비판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청와대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노동자에게 더 나은 무역거래 조건을 만들겠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시사하자 분주하게 대응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재협상(Renegotiation)을 언급하면서 한미FTA 개정 협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불과 12일 만에 날아든 '무역 청구서'에는 적잖히 당황한 모습이다.

다만 청와대는 한쪽의 요구만으로 한미FTA 개정 협상이 당장 시작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미 USTR의 주장을 깰 논리를 다듬으면서도 미국의 국내 정치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FTA 개정을 위해서 스페셜세션을 열어야 하는데, 막상 한쪽에서 개정협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양측의 합의해야만 개정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측의 요구에 응해 스페셜세션 테이블에 앉겠지만 대신 개정 협상 이유에 납득할 수 없다는 우리측 논리를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두 나라 무역불균형이 한미 FTA 때문인지 따져볼 수 있는 공동조사위원회를 역제안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관계자는 "2012년 3월 한미FTA 발효 후 5년이 지났는데 FTA가 미친 영향과 효과를 공동으로 면밀하게 조사, 분석, 평가해보자. 그래서 만약에 한미 FTA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늘리는 근본 원인이 된다면 열린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 열어 놓고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저희들은 한미FTA가 양국간 호혜적인 효과를 가져왔고 꼭 미국에만 불리하게 적용되는 건 아니라는 기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개정 협상 필요성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의 급작스런 한미FTA 개정 협상 요구가 국내 정치적 목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보내온 서안(FTA 개정협상)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담담하다"며 "이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은 다들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과정에서의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한테 통보한 USTR 서한과 보도자료를 보면, 이게 국내적인 고려가 상당히 많이 작용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USTR 서한에는 "한미FTA를 협상할 당시에는 양국 경제에 상당한 이익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미국의 적자는 증가했고, 무역적자는 두 배로 늘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USTR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2010년 12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 '관세 인하만으로도 연간 11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 수출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며 전임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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