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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전쟁' 투자사 VS 제작사, 촬영 중단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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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군 의문사를 다룬 영화 '아버지의 전쟁'이 임금 체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투자사와 제작사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배우 한석규가 주연을 맡은 '아버지의 전쟁'은 1998년 판문점에서 의문사를 당한 고(故) 김훈 중위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해 투자사와 제작사가 계약을 마치고 올해 2월 촬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4월 13일 갑자기 촬영이 중단됐고, 지금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연출을 맡은 임성찬 감독은 11일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제작사가 투자사의 뜻이라며 갑자기 일방적으로 촬영 중단을 통보했고, 50여 명에 달하는 스태프들과 단역 배우들이 2억여 원에 달하는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투자사 우성엔터테인먼트의 주장은 달랐다. 제작비 지급을 중단한 것은 임 감독과 제작사가 애초에 유족 동의 없이 영화를 제작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2012년도에 유족에게 동의서를 받았지만 3년이라는 기한이 있었고, 연장을 위해 시나리오를 보여줬을 때는 유족이 이들에게 영화 제작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성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016년 8월에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해 12월 고 김훈 중위의 부친으로부터 영화 제작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뜻을 전해 받았다. 그 분이 제작사에 영화 제작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 증명을 보낸 사실도 이 때 알게 됐다. 제작사가 문제를 해결하리라는 생각에 투자를 진행했지만 올해 4월 유족으로부터 영화 촬영 및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사가 감독과 제작사 교체를 요구한 것은 유족이 해당 제작진으로는 영화화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유족의 요구대로 감독과 제작사를 교체해 하루 빨리 촬영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우성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유족 동의 없이 영화를 진행하는 것은 명분과 실익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영세한 규모의 회사에서 이미 23억의 제작비를 지출했는데 오히려 제작사로부터 1,600만 원을 정산받지 못했다. 스태프들이나 배우 임금은 제작사가 다루는 문제다. 우리로서는 지금 회사의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이미 돈을 투자했으니 가장 촬영을 재개하고 싶은 것은 우리"라고 토로했다.

초과된 촬영 회차도 촬영 중단의 한 원인이었다. 투자사와 제작사는 예산이 부족해 시나리오에 담긴 일부 장면을 삭제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른 회차를 산정했다. 그런데 제작사가 이렇게 합의된 회차를 늘려 계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제작사 무비엔진의 이야기는 달랐다. 가장 논란이 된 임금 문제는 투자사의 제작비가 있어야 지급이 가능한데 23억 원 지출은 스태프와 단역 배우들의 임금이 아니라 주연 배우 출연료, 스태프 계약금 등만 포함된 현장 제작비였다는 이야기다.

'유족의 반대를 알지 못했다'는 주장도 "투자사는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사전 동의를 받지 못한 점을 이미 투자사 또한 충분히 인지하고 계약했으며 촬영에 들어갔다. 이 같은 내역은 주고 받은 문자 등으로 남아 있다"고 반박했다.

영화를 제작하기 전, 제작사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 제작사에 따르면 '유족의 반대'는 설득하고 합의해야 하는 부분이지 영화 제작을 중단해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 '변호인' 등 실존 인물이나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영화들 모두 그랬듯이 100% 실화를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아버지의 전쟁' 또한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지만 실명을 쓰지 않기도 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애초에 3년 기한 자체가 3년 안에 영화를 꼭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드린 것이었다. 우리는 지난 몇년 간 유족분들과 끊임없이 접촉하고 대화해 왔다. 단순히 동의를 받았다, 받지 않았다고 단정 짓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고인의 아버지가 원하시는 바는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실화 영화다. 그러나 알다시피 극영화는 그렇게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자사에서 제작비 지급을 중단한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회차 같은 경우도 주어진 제작비 안에서 제작사가 운용하면 되는 일이다. 지금 오히려 영화 촬영 중단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돼 스태프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다른 일을 찾지도 못하고 계속 기다리는 상황이 아닌가"라며 "투자사는 상업영화 경험이 많이 없는 임성찬 감독과 우리 제작사를 계속 못 미더워했었다. 그것이 제작비 지급 중단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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