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았으면 자신이 취업이 안되는 게 '아, 내가 노력을 안 해서 그래'라면서 자책을 하는 스토리였다면 이제는 '내가 발버둥 쳐도 넘어갈 수 없는 엄청난 벽이 있다'라는 걸 인식하고 노동을 하지 않고 스스로 니트족이 된다... 이러니 당연히 사회는 혼란스러워 진다"이 글은 지난 2008년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 올라온 글 중의 일부이다. 이 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해당 글이 2010년 서울대학교 커뮤니티에 처음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글쓴이의 '좋은 일자리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취업을 하지 않는 니트(NEET)족이 늘어난다'는 분석은 과연 사실일까?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조사한 보건복지패널 가구원의 비경제활동 사유 조사 결과를 보면 2008년 디씨인사이드의 글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가구원 중 경제활동 능력은 있지만 '근로 의사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해마다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가구에서 경제활동 대상자임(만 15세 이상, 학업 중인 고등학생 제외)에도 일을 하고 있지 않는 사람들 중 '근로 의사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5년 5.2%에서 2015년 31.19%로 6배나 높아졌다.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도 2005년 1.6%에서 2015년 5.32%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인터넷 게시글에서 분석한 것처럼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이 늘어난 셈이다.
가구의 소득별로 구분하면 차이는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중위소득 60% 이하인 저소득 가구일수록 근로 의사가 없는 사람의 비율이 더욱 급격히 증가했다.
저소득 가구중 근로가 가능하지만 '근로 의사 없음'에 응답한 가구원 비율은 2005년 7%에 불과했지만 2015년 58%로 10년 동안 8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반해 중위소득 60% 초과인 일반 가구는 '근로 의사 없음'에 응답한 가구원 비율이 2005년 5%에서 2015년 21%로 4배 정도 늘었다.
가구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나는 항목은 더 있었다.
'학업' 때문에 근로를 하지 않는 가구원의 비율도 가구 소득에 따라 차이가 컸다. 저소득 가구는 학업을 이유로 일을 하지 않는 가구원이 2005년 28%에서 2015년 10%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일반 가구는 경우 2005년 32%에서 2015년 30%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지난 12일 통계청에서 발표된 '2017년 6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청년 실업률은 10.5%로 6월 기준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체감 실업률도 23.4%로 사실상 청년 4명 중 1명은 실업자인 셈이었다.
현재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약 70%에 육박한다. OECD 평균 40%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다. 반면 대졸자가 원하는 일자리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특히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었고 파견직, 비정규직, 임시직 일자리는 늘어났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이 심각하지만 대졸자가 생각하는 연봉과 근무환경에 미치지 못한다. 청년들은 그 사이에서 니트족이 된다.
분명한 것은 니트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니트족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초점을 맞추면 해법은 없다. 취직을 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는 니트족 문제는 분명 사회가 해결해야 될 몫이다.
*니트(NEET:Not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 일을 할 능력은 되지만 일하지 않고 일 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일컫는 말.
**자료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복지패널조사 가구원의 비경제활동 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