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석보좌관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언급한 "답답하다", "면목이 없다" 등의 다소 강한 발언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 처리가 정치권의 정쟁으로 발목잡혀 있는 상황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 불가를 주장하면서 인사 문제를 추경 처리 등과 연계하려는 야당을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틀 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야당이 추경과 정부조직개편을 인사 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 다시 한 번 야당을 정조준하면서 강공을 펼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부로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싶지만 일할 조직도 예산도 가로 막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또 "정말 어깨가 무겁고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는 것은 정치권 모두가 함께 해야할 책무"라며 "일자리를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놓고 희망을 드리고자 했는데 추경이 아직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청년실업률이 1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언급하면서 이를 해소할 추경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상황"라고 언급한 것은 야당의 발목잡기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더 좋은 방안이 야당에 있다면 제시해 달라"며 야당의 역할을 주문하는 등 강공을 펼쳤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강한 발언은 송영무·조대엽 장관 후보자 임명까지 유예하며 여야 협치를 원했지만, 야당이 "장관 임명을 위한 꼼수"라고 규정하며 반발하자 더는 밀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야당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두 장관 후보자 중 최소 한 명 이상을 낙마시키는 조건으로 추경 처리에 협조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