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권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당초 입장을 뒤집고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자, 정씨 측 변호인이 '범죄적 수법'의 '출석강요'라고 특검을 맹비난했다. 특검 측은 정씨 본인 뜻대로 출석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정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입장자료를 배포해 "정씨는 오늘 법정 출석에 대해 어느 변호인과도 사전 상의하거나 연락한 바 없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차단됐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정씨는 오늘 새벽 5시 이전 혼자 주거지 빌딩을 나가, 빌딩 앞에 대기 중인 승합차에 성명불상자들에 의해 승차한 후 종적을 감췄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야에 21세의 여자증인을 이같은 방법으로 인치하고 5시간 이상 사실상 구인·신변확보 후 변호인과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내세운 행위는 위법이자 범죄적 수법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며 "'정유라를 설득해 출석케 하겠다'던 특검의 공언은 출석강요 내지 출석회유임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이 변호사는 "신체적·정신적 피폐상태에 있고, 3차 영장청구의 위협과 검찰회유(변호인 교체권유)가 중첩된 상황에서 행해진 진술"이라며 "이날 증언은 특정인들의 압박과 회유 등으로 오염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으므로 이후 진정한 자유진술에 의해 검증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특검 측은 "이 변호사가 주장하는 정유라에 대한 불법적인 증인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반박 자료를 내놨다.
이상민 특검보는 "특검 측에서 형사소송법 제 150조의 2 제2항, 제 151조에 의하여 증인은 출석의무가 있다는 것을 정씨 본인에게 고지하는 등 출석을 하도록 합리적인 노력을 해, 정씨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출석케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른 아침 정씨가 '고민 끝에 법원에 증인 출석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는 뜻을 밝혀오면서, 이동에 지원을 해 달라고 해서 정씨가 법원으로 가도록 도움을 준 것"이라며 "또한 정씨는 오전 8시쯤 변호인에게 자의로 출석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