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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엿한 '빅리거' 황재균 "콜업 기다리느라 잠도 못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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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황재균. (사진=노컷뉴스DB)

 

"맞는 순간 넘어가는 걸 느꼈어요."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에게 지난 29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마이너리그에서 극적으로 빅리그 승격 기회를 잡은 그는 내친김에 데뷔전에서 홈런까지 때려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짜릿했던 손맛의 여운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황재균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의 순간을 생생히 전했다. 그는 "솔직히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닝을 거치면서 똑같은 시합이라 느꼈다"라며 "맞는 순간 넘어가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황재균은 2016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에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KBO리그에서는 거액을 들여 영입하려는 구단이 있었지만 미국 무대에서의 황재균에 대한 평가는 차가웠다.

우여곡절 끝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었지만 메이저리그가 보장되지 않는 스플릿 계약(리그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계약)이었다. 그러나 황재균은 꿈의 무대에 올라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실력을 갈고닦았고 결국 28일 메이저리그로 호출됐다.

황재균은 마이너리그 생활을 돌아보며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조급함이 생기고 (성적도) 점점 안 좋아지더라"고 털어놓고 "콜업 통보가 새벽에 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매일같이 기다렸다. 새벽에 진짜 연락이 올까 봐 핸드폰만 계속 쳐다보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설움을 데뷔전 홈런으로 시원하게 날려버린 황재균이다. 그는 "홈런을 치고 홈을 밟았을 때 여러 감정들이 교차했다. 이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잘 풀리니 얼떨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황재균이 느낀 빅리그는 환호부터 달랐다. 그는 "홈런을 때리고 나서 나 자신도 너무 놀랐다"며 "팬들의 환호성을 들으니 내가 메이저리그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이런 함성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조급함을 버리니 실력도 덩달아 살아났다. 황재균은 "마음을 비우니 성적이 올라갔고 콜업이 됐다"며 "하고 싶었던 메이저리그 경기를 드디어 하는구나, 할 거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메이저리그로 승격됐던 짜릿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다른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황재균은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살아남았으면 좋겠다"며 "최대한 즐기면서 오래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 집착해서 오바하는 야구는 하고 싶지 않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응원하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황재균은 "한국에서 그렇게 경기를 많이 보실줄은 몰랐다. 깜짝 놀랐다"라며 "기고 웃으면서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아침마다 좋은 소식 들려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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