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9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잇달아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에 대한 미 정치권의 의문을 해소하는데도 집중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서 미 의회 지도부는 사드 배치를 비롯한 북핵 해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고,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차분한 설명을 이어가며 미 의회 지도부의 공감을 끌어냈다.
미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북한 위협에 한·미 양국이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중국이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나 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며 "중국이 더 관여해야 한다는데 대통령의 의견은 무엇이고, 사드 체제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핵 고도화를 막고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한·미 공동의 목표고 이는 강력한 한미동맹으로만 가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근원적 해결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완전한 정보는 없지만, 중국도 지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름대로는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북한이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가고 있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과 중국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중국이 좀 더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진핑 주석을 만나면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사드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에 기초한 합의이고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한국이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이므로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 때문에 절차가 너무 늦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그런 절차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겠다"고 단언했다.
이에 맥 숀베리 하원 군사위원장(공화당)은 "사드 관련 확인에 감사드린다"며 "북한에는 한미간 이견이 없다는 것과 군사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한미 관계는 양국 모두에게 중요하고 세계의 많은 권위주의에 의해 우리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는 것이 염려스럽지만, 대통령의 사드에 대한 답변은 매우 만족스럽다"며 "한미 FTA 이행에 관해 답변해 달라"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상무부 조사 결과를 보면 한미 FTA가 발효된 후 5년간 세계 교역액이 12%가 감소하는 동안 한미 교역액은 12%가 증가했고 한국 수입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도 늘어났고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도 늘어나는 등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상품교역에서 한국의 흑자가 많다는 것인데, 거꾸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의 흑자가 많고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미국의 대한국 투자보다 훨씬 많다"며 "전체를 종합하면 이익의 균형이 맞는다"고 덧붙였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무위원회 간사(민주당)는 "평양을 2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남과 북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개성공단에 관한 언급을 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과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은 시장경제나 남한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교육의 효과도 있었지만 지금은 쉽게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며 "적어도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대화 국면에 들어설 때만 논의할 수 있고, 이것은 당연히 국제적 공조의 틀 안에서 그리고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당시 간담회에 배석했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두 시간 동안 미국 상원, 하원 의원들의 질문이 굉장히 아주 날카롭고 단도직입적이고 직설적이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안 의원은 이어 "대통령께서 두 시간 내내 본인의 철학이라든지 견해, 입장 또 앞으로 어떤 대응 방식들을 아주 굉장히 잘 답변을 하셔서 외교부 장관과 안보수석 등 저희 배석자들의 공통적인 평이 '질문에 잘 답변을 하셨다'(였다)"며 "상당히 쉽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잘 대응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