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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아이폰 "세상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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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위 직원 6배↑…전화→메시지 소통 바뀌고 앱 기반 산업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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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애플 아이폰 탄생 10주년이다.

아이폰의 등장은 우리 일상을 완전히 바꿨다. 스마트폰 알람에 눈을 뜨고, 동시에 날씨와 최신 뉴스를 검색하고, 은행에 가지 않아도 관련 업무를 보고, 영화도 보고 학원 대신 동영상으로 공부도 한다.

화장실 갈 때조차 스마트폰을 들고 가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과 보낸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 '스몸비'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만큼 이젠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 아이폰, 일상 파고들고 애플 생태계, 산업 전반 흔들어놔

"오늘 3가지 혁명적인 제품을 소개하겠습니다. 아이팟과 전화, 인터넷입니다. 모두 다른 장치가 아닌 하나의 장치입니다. 이 제품을 아이폰이라 부릅니다"

스티브 잡스 (사진=애플 제공)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는 "버튼은 거추장스럽고 스타일러스 펜은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3.5인치 디스플레이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첫 번째 아이폰을 공개했다. 4GB 모델 2년 약정 구매 시 499달러, 약정 없이는 무려 949달러에 달했다.

국내에 들어온 것은 1년 5개월이 지난 2009년 11월 28일이다. 통신망 호환 문제 때문이었다. 아이폰이 등장할 당시 한국은 2G를 GSM으로 서비스했던 통신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국내 출시를 하루 앞둔 2009년 11월 27일 밤, 아이폰 공식출시행사가 열리는 서울 잠실체육관 앞에 아이폰 예약 고객들이 줄 서서 날을 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아이폰은 국내 출시와 동시에 순식간에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의 대중화를 이끌어내면서 '내 손 안의 컴퓨터'로 자리 잡았다. 출시 열흘 만에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었고 4개월 만인 2010년 3월에는 50만 명을 돌파했다.

아이폰은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차별화된 터치감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은 아이폰 돌풍을 이끌었다.

사용자 환경(UI)과 디자인 등은 애플 생태계에 한 번 발을 담근 사람이라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없도록 애플은 촘촘한 그물을 짜고 있었다.

사람들은 맥북과 아이패드로 업무를 보고, 애플 뮤직을 듣고 애플워치를 차고 애플TV를 보고 애플페이로 결제한다. 아이폰과 함께 애플생태계의 주역인 '앱스토어'는 게임, 교육, 헬스, 쇼핑, 금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350만 개가 넘는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이폰이 만들어낸 스마트폰 시대에서, 단순화 통화기능에 묶였던 휴대전화는 사람 대 사람의 '메시징 문화'로 확장됐다. '업무 시간 뒤 카톡 금지령'이라는 말이 나오고 업무용 개인용 메신저가 따로 나올 정도다.

스마트폰은 카메라와 캠코더의 자리를 밀어내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통한 개인 일상문화를 밖으로 끌어냈다. 전자사전, 길 찾기, 외국어 학습, 모바일 뱅킹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손안에서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폰은 '분신' 같은 존재가 됐다.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는 이미 사물인터넷(IoT)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아이폰 '시리'는 글로벌 인공지능 비서 전쟁에 불을 지폈다.

◇ 13억 판매 아이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제품…'시총 1위' 직원 6배 증가

아이폰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이폰은 10년간 전 세계에서 13억대가 팔렸다. 매출은 8000억 달러가 넘는다.

아이폰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애플을 업계 맹주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덕분에 애플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떠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이 됐다. 직원 수는 10년 전의 6배 이상이다

아이폰에서 시작된 스마트폰 혁명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 앱에 기반한 각종 개발 스타트업, 전문가 등이 등장하면서 산업 생태계도 변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왓츠앱이나 위챗(웨이신), 카카오톡으로 문자 또는 음성, 영상으로 대화한다. 우버 같은 차량호출 업체가 부상한 것도 스마트폰 덕분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는 모바일 바람을 타고 더욱 성장했다. 반면 전통적인 미디어는 쇠퇴하고 있다.

혁신처럼 나타난 아이폰의 독주와 애플생태계 확장은 다른 휴대전화 제조사에게는 위기로 다가왔다. '오바마폰'이라 불리던 블랙베리와 노키아, 모토로라 등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았지만 애플을 뛰어넘기는 역부족이다.

◇ 정체기 맞은 아이폰,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

산이 높을수록 골도 깊기 마련이다. 애플은 경쟁업체들의 부상과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의 영향으로 정체기를 맞았다.

세계 스마트폰 이익을 애플이 독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폰 판매량은 2016년 2억1500만대로 처음으로 감소했다. 애플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화웨이, 오포, 비보 같은 현지 업체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아이폰의 성공은 애플의 다른 제품에는 부정적이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 하나의 제품에 매출의 3분의 2를 의존하고 있다. 역으로, 아이폰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내놓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이폰이 고꾸라지면 회사에 매우 치명적이다.

새 아이폰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전작을 넘어서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 역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잡스가 2011년 작고한 이후 혁신적인 새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도 꼬리처럼 따라다닌다.

애플이 올가을쯤 내놓을 10주년 아이폰은 더 큰 스크린과 함께 증강현실, 무선충전 등의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다음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전체 매출의 10분의 1 정도인 서비스 부문을 키우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애플은 증강현실 안경도 은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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