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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이 설명한, 불친절한 영화 '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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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영화 '리얼' 장태영 역 배우 김수현 ②

28일 개봉하는 영화 '리얼'에서 주인공 장태영 역을 맡은 배우 김수현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영화 '리얼'이 처음으로 공개된 26일 언론 시사회에서, 투자자 장태영의 곁을 지키는 사도진 변호사 역의 배우 조우진은 '리얼'을 '김수현의 영화'로 치켜세웠다. "이제 막 서른이 된 김수현 배우의 모든 것"이자, "청춘이 가장 빛나는" 영화이니 "김수현을 만끽"하라는 설명이었다.

과한 칭찬이 아닌가 싶지만, 그만큼 '리얼'에서 김수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고 절대적이다. 김수현이 나오지 않는 씬이 과연 있나 싶을 정도이니. 느슨해 보이는 이야기도, 일단 김수현이 없으면 전개조차 되지 않는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배우 김수현은 영화가 난해하다는 반응에 대해 "웹툰으로 먼저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다가 놓쳐도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노컷 인터뷰 ① 김수현을 반하게 한 영화 '리얼'의 매력')

◇ 숨막히는 액션과 농도 짙은 섹스씬은 어떻게 탄생했나

'리얼'은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등장인물 다수가 약에 취해 있고 폭력씬이 잦다. 여성 캐릭터들은 전라나 반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온다. '센' 장면들로 눈길을 휘어잡는다.

김수현이 90% 이상 소화했다는 액션씬은 영화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다. 크랭크인하기 3개월 전부터 복싱을 해서 몸을 만들었다. 가장 간결하게 움직이면서도 몸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데 집중했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무용처럼 보이는 액션씬을 소화하기 위해 한 달을 준비했다. 춤출 때 '울렁증'이 생길 정도로 자신이 없었지만 안무를 외우듯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이 무용 액션씬은 다소 우스꽝스럽다는 평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김수현은 "한 가지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며 입을 뗐다.

"무용하고 접목된 액션을 환각 액션이라고 불렀는데, 그걸 보시고 (여러분들이) 깜짝 놀라셨잖아요. 그 액션이 갑자기 튀어나온 데에는 투자자 장태영이 환각 속에서 수트 장태영의 액션을 본 것처럼, 자신이 생각할 때 가장 멋지게 액션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깜짝 놀래켜드리게 됐다."

극중에서 장태영의 연인이자 재활치료사인 송유화 역으로 나오는 최진리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최진리(설리)와의 섹스씬에 대해 설명할 때에는 그때의 긴장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김수현은 "되게 긴장을 많이 하고 촬영 준비를 했다. 촬영장에서도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되게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그만큼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장태영을 끝까지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리는 '리얼'에서 처음 알게 됐다. 김수현은 최진리를 "처음부터 굉장히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였다. 그 넘치는 에너지만큼 '리얼'에도 상당한 욕심을 보여서 열정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래서 제가 자극을 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마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것처럼 설리(최진리)가 속으로 담아두는 걸 잘 못한다. 대본에도 궁금한 게 있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문제를 얘기하고 소화해서 대화하기가 굉장히 편했다. 호흡을 맞추기는 굉장히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수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따로 있다. 투자자 장태영이 송유화(최진리 분)의 죽음을 본 후 카지노로 이동하는 씬이다. 그는 "그게 '리얼'의 유일한 감정씬이었다. 울렁울렁하게 하는 환각 효과도 있었고, 음악도, 제가 낸 이상한 소리도 다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 '리얼'이 불친절한 영화인 이유

하지만 '리얼'은 적어도, 개봉 전 선공개된 첫날에는 관객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김수현은 초반의 '혹평' 역시 관객의 '반응'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리얼'이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라고 본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지적된 부분은 빈약한 서사였다. 이에 김수현은 '리얼'의 구조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힌트를 귀띔했다.

"'리얼'은 단계가 있다. '센' 장면들에 시선을 다 뺏기는 게 첫 번째 단계인데, 그게 함정이라면 함정인 구조다. 가장 처음에 나온 장태영이 힘도 세고 패기 넘치는 캐릭터니까 '쟤가 무조건 진짜'라고 생각하고, 어느샌가 (장태영 중) 하나를 골라 응원하게 되지 않나. 그 와중에 함정이 계속 설치돼 있다. 그래서 불친절하게 됐다. '리얼'이 웹툰으로 먼저 나왔어야 했다. 그럼 너무 좋았을 텐데. (웃음) 아쉽다."

영화 '리얼' 메인 예고편

 

김수현은 '리얼'이 결국 '믿음'에 대해 말하는 영화인 것 같다며 "장태영들이 굉장히 믿음이 센 두 캐릭터였는데, 그 믿음이 깨진다. 그 믿음이 깨졌을 때가 엔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관객 분들이 투자자 장태영처럼 관찰하는 태도로 영화를 봐 주셨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만약 스토리 라인을 해석하면서 영화 흐름을 따라가시다 놓치는 타이밍이 올 수 있지 않나. 그래도 볼거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 올해 서른, 약속했던 '좋은 배우'에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을까

2007년 MBC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김수현은 올해로 꼭 데뷔 10년을 맞았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차강진(고수 분) 아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2010 SBS 연기대상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수상소감을 남겼다. "앞으로 10년만 더 지켜봐 주십시오. 꼭 좋은 배우가 되어 있겠습니다."

좋은 배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느냐는 질문에 김수현은 "신뢰받는 배우가 되어있는 것이 제 목표다. 10년 후에는 얼마나 (좋은 배우에) 가까워져 있을까 궁금해 하는 데서 시작했던 것 같고, 10년이 흐른 뒤에는 그 부분을 다시 기준으로 잡기 위한 말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10년 후에도 배우를 하고 있을 것인지 묻자, "아직까진 변함없다"고.

1988년생인 김수현은 아직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차기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언제 국가의 부름을 받을지 몰라 차기작을 보고 있지는 못한 상황. 그럼에도, 기회가 닿는다면 해 보고 싶은 역할은 있다.

"'리얼'이 뭐랄까, 남자에게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준 거였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캐릭터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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