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해 철도노조가 벌였던 사상 최장기 파업이 합법 파업이라고 인정했다.
27일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서울지노위는 지난해 철도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등에 반발해 벌였던 파업에 대해 '정당한 파업'이라고 판정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성과연봉제 도입 등에 반발해 지난해 9월부터 74일에 걸쳐 사상 최장기 파업을 벌였고, 당시 고용노동부는 이를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서울용산경찰서는 철도노조 업무방해죄 고소건에 대해 "노조가 사전에 파업 시기를 수차례 밝히고 쟁의조정절차도 거치는 등 파업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데 이어, 서울지노위 역시 철도노조 파업이 합법파업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또 서울지노위는 파업기획·주도를 이유로 코레일이 철도노조 조합원들에게 내린 징계에 대해서도 '부당징계'라고 결론내렸다.
이번 서울지노위 결정에 따라 총 255명의 철도노조 징계자 중 서울·경기·강원(동해) 지역에 있는 해고자 14명을 포함한 징계자 94명에 대한 징계가 해제될 길이 열렸다.
남은 9명의 징계자는 직위해제기간 동안 벌인 무단결근, 유인물 부착, 필수유지업무 방해 등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됐다.
다만 이러한 코레일이 해고 등 징계를 내린 행위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지노위는 당시 고용노동부가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코레일이 '정당한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서울지노위의 판정결과는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한 제도의 취지를 전면 부인한 것"이라며 "수년간 반복되어온 철도공사의 대량징계 관행에 눈감은 서울지노위에 대해엄정한 조사와 평가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노동위원회와 국회가 모두 인정한 파업 정당성을 노동부만 불법이라 주장해 철도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탄압했다"며 " 애초 노동부의 성과연봉제 강행과 불법파업 주장이 없었다면 철도공사 노사간 임금교섭에 분쟁이 발생할 이유도 대량해고가 발생할 까닭도 없었다"면서 주무부처인 노동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서울지노위 결과를 근거로 삭감된 연차일수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한편, 코레일의 징계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를 놓고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