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도 잘 안 나네' 넥센은 지난해부터 홈 구장으로 쓰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날씨와 관계 없이 꾸준히 경기할 수 있다는 장점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 강했던 넥센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LG전에서 승리한 넥센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넥센)
'영웅 군단' 넥센은 과연 5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룰 수 있을까. 쉽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워지는 여름 강해졌던 지난해를 재현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넥센은 26일까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반환점을 돈 정규시즌에서 6위에 올라 있다. 37승35패1무, 승률 5할1푼4리로 포스트시즌(PS) 마지노선인 5위 LG(37승34패)에 0.5경기 차다.
아직 정규리그의 절반 정도가 남은 만큼 큰 승차는 아니다. 그러나 상위권에 어느 한 팀도 만만한 상대가 없다. 이들 중 한 팀을 잡아야 하는 넥센이다.
5위 LG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마운드가 강점이다. 팀 평균자책점(ERA)에서 10개 구단 중 유일한 3점대(3.66)다. 4위 두산(36승33패)은 올해 부상 속출로 고전하지만 2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우승팀의 저력이 있다.
3위 SK(40승32패)는 가공할 홈런포에 최근 마운드까지 안정을 찾아 따라잡기 쉽지 않다. 공동 1위 NC, KIA(이상 승률 6할2푼5리)는 사실상 넥센의 적수는 아니다.
결국 넥센이 5년 연속 PS 진출을 이루려면 자력으로 자격을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에이스 앤디 밴 헤켄(4승4패)이 예년만 못 하지만 새로 선발진에 가세한 최원태(6승6패), 한현희(5승2패) 등이 분전했다.
'우린 더워야 힘 쓰는데...' 넥센은 지난해 6~8월 세 달 연속 14승 이상을 거두면서 가을야구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20일 삼성전에서 김민성(오른쪽)이 상대 선발 윤성환으로부터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들 도는 모습.(자료사진=넥센)
반가운 것은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넥센은 국내 유일의 돔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쓰고 있다. 다른 팀들은 무더위에 땀을 흠뻑 흘려도 넥센은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장마로 인해 들쭉날쭉한 경기로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일도 없다. 선수들이 입을 모으는 돔구장의 장점이다.
고척돔을 처음으로 썼던 지난해도 넥센은 여름에 치고 올라갔다. 2016년 6월 14승11패를 거둔 넥센은 장마철이던 7월 14승7패의 놀라운 성적을 냈다. 한여름인 8월에도 넥센은 14승10패를 기록하며 가을야구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올해도 서서히 여름 강자의 모습이 나타날 모양새다. 4월 13승12패로 시작한 넥센은 지난달 12승12패1무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달에는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12승10패를 거뒀다. 남은 경기에서 반타작을 하면 6월 5할 승률에서 +2승이 된다.
다만 이번 주가 고비다. 모두 원정인 데다 일단 주중 상대가 1위 NC다. 올해 넥센은 NC에 2승6패로 밀린다. 그러나 6월의 마지막 경기 상대는 4승2패로 앞서 있는 kt다. 6월 잔여 4경기 반타작을 기대해볼 만하다.
관건은 불펜이다. 넥센은 팀 타율 1위(2할9푼7리), 득점권 타율 3위(3할6리)로 타선은 나쁘지 않다. 선발진도 28승24패 ERA 4.74로 중상위권이다. 다만 불펜 ERA는 5.73으로 10개 구단 중 9위다. 블론세이브도 8개로 4번째로 많다.
다만 새 마무리 김상수가 최근 뒷문을 비교적 잘 잠그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세현을 대신하고 있는 김상수는 최근 10경기 ERA가 5.06이었지만 6세이브(1패)를 기록했다. 이보근(10홀드), 오주원(8홀드) 등 힘을 내야 할 넥센 불펜이다.
넥센은 지난해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손승락(롯데) 등 투타 핵심들이 빠졌음에도 정규리그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현 SK 단장)이 빠진 올해도 과연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해답은 여름나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