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모인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회원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일동 묵념하고 있다(사진=김기용기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24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행진을 열었다.
시민·사회단체 연합체인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중구 서울광장에서 '사드철회 평화행동' 집회를 열고 '사드 원천 무효', '사드 공사 중단' 등을 문재인 정부에 요구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우비를 입은 약 2000여명의 전국행동 회원들이 '사드 철회'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연대에 오른 인사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대표가 '사드철회 범국민평화행동' 집회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김기용기자)
첫 번째로 발언대에 오른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대표는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들어서 죽겠는데, (사드배치로 중국의) 경제보복까지 겹치니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플래카드와 깃발을 든 시민들은 함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집회를 마친 전국행동 측은 종각역사거리를 거쳐 주한 미군대사관으로 행진했다. 주최측은 이곳에서 대사관을 둘러싸는 '인간띠잇기'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 대사관 앞 집회는, 경찰이 금지한 집회 통고에 반발해 전국행동이 낸 집행정지 신청이 전날 법원에서 일부 인용돼 가능했다.
다만, 이날 오후 8시까지 1회에 한해 20분 이내에 대사관 앞뒷길을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미 대사관 뒷길이 종로소방서 기동로라 긴급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같은 시간,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집회가 열렸다.(사진=김기용기자)
같은 시간, 중구 대한문 앞에서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측 회원 600여명이 집회를 열어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를 비판했다.
이날 발언대에 선 한 국본 관계자는 "대한민국 보수 국회의원들이 나라 체제가 무너지는 데 위기위식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보수우파의 가치를 지키지 않는 정치인은 앞으로 선거에서 뽑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전국행동과 국본 간 큰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59개 중대 4700여명의 경찰병력을 시내 곳곳에 투입했다. 미 대사관 주변에는 차벽 없이 경찰통제선만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