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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의료보험료 인하.. 쟁점은 ‘비급여항목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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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진료비, 보험업계 “공개하고 관리해야” vs. 의료계 “공개 반대”

국정기획자문위 회의(자료 사진)

 

NOCUTBIZ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작업이 시작됐으나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달라 구체적인 방안 마련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앞으로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참여하는 정책협의체를 꾸리고 여기서 실손보험료 인하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국정기획위가 21일 발표한 실손보험료 인하의 정책방향에 대해 “실손보험료 인하를 논의하기 위해선 건강보험으로 충당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한 관리가 전제돼야 하는데 그런 얘기는 빠져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가입자로부터 받는 보험료보다 지급하는 보험금이 더 많아 적자를 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아무 대책 없이 내리라고만 하면 실손보험을 어떤 보험사들이 팔려고 하겠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그동안 과잉 진료, 의료 쇼핑 등에 따라 의료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실손보험료 상승의 주범이라고 지목한다.

정부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급여 항목으로 꾸준히 바꿔나가고 있지만 급여 항목의 진료수가가 낮다보니 병원들이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추가하거나 기존 비급여 항목의 진료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손해를 벌충하려드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 왔다고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로서도 나가는 돈이 갈수록 많아져 보험료를 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그동안 비급여 진료 항목들에 대해 표준서식 도입으로 표준화하고 모든 병원의 진료비를 공개하도록 한 뒤 보건복지부 내에 전담 기구를 두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의료계에선 비급여항목의 진료비 공개에 반대하는 등 보험업계와는 상반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해 10월 의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해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추진되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비급여 진료비 가격은 환자의 상태나 치료방식, 경과 등에 따라 의료기관별로 상이하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의료현실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단순하게 형식적인 가격만 비교하는 형태의 비급여 자료 공개 강제화는 국민의 올바른 의료 선택권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계로선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체계 도입은 마땅치 않다는 입장인 것.

이와 관련해 손해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책협의체를 만들어 모든 논의를 해 나가겠다는 정부 입장은 환영하지만 의료계의 입김을 받게 되는 보건복지부 측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체계 도입에 동의하겠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정기획위에 보험업계의 기존 주장을 전달했고 앞으로 정책협의체에서 비급여 항목 관리 문제를 논의는 할 수 있겠지만 보건복지부 입장이 어떨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비급여관리체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 다만 비급여관리를 어떻게 할 지 정책협의체에서 논의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보험업계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데 보장성 강화(비급여항목의 급여 항목으로의 전환)로 보험사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같이 검증해 보자는 것”이라며 방점이 조금 다른 답변을 내놨다.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은 “정책협의체에서 비급여 항목의 관리 문제도 당연히 논의해야 한다”며 “이와는 별도로 병원들이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용을 높이지 않아도 운영되도록 의료보험의 진료 수가를 현실화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진료수가가 낮다. 그러니까 의료계가 돈을 더 벌기 위해 비급여에 매달린다. 결국 부담은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수가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강보험의 현 재정으로 적절한 수가 인상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면서 건보 재정이 내년에 적자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는 추정에 대해선 “그 통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기획재정부가 다시 추계를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실손보험료 인하는 의보수가 현실화와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 문제가 풀려야 실현될 것으로 보이지만 논의 과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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