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조선업에 대해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을 1년 더 연장했다.
21일 고용노동부는 고용정책심의회 서면심의에서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연장' 안건을 심의·의결해 다음해 6월 30일까지 지정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다만 활용률이 낮았던 것으로 평가된 새마을금고 대출지원, SOC사업 재취업 지원 등 일부 사업의 우대조치는 더 연장되지 않고 오는 30일로 종료된다.
반면 지난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당시 발표된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역 및 현장 의견을 반영해 추가된 무급휴직 근로자 지원금 요건 완화, 직업훈련 생계비대부 요건 개선 등은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제도는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정해 종합지원하는 제도로, 앞서 노동부는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 위기에 대비해 지난해 7월 사상 최초로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다만 지정 당시 현대중공업 계열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대형3사는 수주 물량이 남아 고용유지 여력이 있고, 경영상태가 양호하다며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가 지난 3월에야 지원대상으로 포함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함께 조선소 밀집지역인 울산, 거제, 창원, 목포 등에 '희망센터'를 설치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용유지지원제도를 강화했다.
지원대책의 핵심 사업인 고용유지지원금의 경우 지난 5월까지 309개 사업장의 1만 4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신청, 이 가운데 8천명에게 76억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이 외에도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이후 전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구직급여는 747원, 체당금은 228억원 더 지급돼 각각 지급액이 162%, 84% 증가했다.
또 조선소 밀집지역 주민 9200여명에게 한시적 일자리가 직접 제공되고, 지역 내 소상공인에게도 2324억원의 자금이 지원됐다.
이러한 지원 속에도 지난해 우려했던 조선업계 대량실업을 피할 수는 없었다. 노동부가 노동자들의 고용상황을 직접 들여다보는 수단인 고용보험 피보험자 규모를 살펴보면 조선업계 피보험자는 2015년 12월 18만 8천명을 기록한 이래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 5월말에는 13만 3천명으로 5만 5천명이나 급감했다.
게다가 올해 1분기에만 피보험자가 1만 2천명이 줄어드는 등 실업 속도가 더 빨라지고, 덩달아 체불임금과 체당금도 크게 늘어서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별 체불임금은 200억원대를 넘겼고, 분기별 체당금도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는 유조선을 중심으로 조선 시황이 살아나면서 올 상반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물량은 총 235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급증하는 등 조선업계가 회복의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조선업 경기 반등을 낙관할 수 없는데다 수주잔량이 여전히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실업사태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Clarkson) 집계에 따르면 조선업 세계발주량이 지난 5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한 591만 5천CGT에 달했지만, 2011~15년 평균 발주량이 4220만CGT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2140만CGT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수주 잔량도 계속 감소하고 있고, 대형 3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해양플랜트를 대거 인도하면서 당분간 일감이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구조조정 초기만 해도 중소조선사 및 하청업체를 중심으로 불어닥친 실업 사태는 대형3사의 직접고용 노동자까지 그 칼끝을 겨누고 있다.
2015년 12월 대비 전체 이직자 중 대형 3사 직접고용 노동자의 비중은 지난해 5월 14.7%에 그쳤지만, 1년이 지난 올해 5월에는 30.1%로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이 이달 말로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지난 3월 지정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노동부 이성기 차관은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연장과 다양한 지원대책이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