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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영아 유기' 女 "임신·유기 사실 알려질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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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이 사체 2구를 수년 동안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한 여성이 구속됐다. 사진은 여성이 사체를 유기한 냉장고.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출산 직후 숨진 영아 시신 2구를 수년 동안 냉장고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여성 [6. 19 부산CBS 노컷뉴스=갓난아이 시신 2구 수년 동안 유기한 여성 구속]이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임신 사실과 사체 유기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부검 결과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성에 대해 영아살해 혐의를 적용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0일 영아 시신 유기 사건에 대한 수사 중간 브리핑에서 피의자 A(34·여) 씨가 "임신과 출산 사실, 유기 사실이 두려워 사체를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거남과 주변인에게 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며 "미디어에서 영아 시신을 유기했던 사람들이 경찰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고 처벌이 두려워 사체를 냉장고에 보관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서 A 씨는 2014년 출산한 첫째 아이는 4개월 만에, 2016년 둘째 아이는 5개월 만에 임신 사실을 알게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동거남 B 씨는 물론 직장 동료와 지인들도 A 씨의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 씨의 이같은 진술과 동거남 B씨 역시 "임신과 출산, 유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B 씨에게는 별다른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경찰에 붙잡힌 직후 비교적 담담하게 자신의 범행 사실을 진술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두 아이와 동거남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하는 등 감정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2016년 1월 숨진 영아 사체에서는 외상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2014년 숨진 영아의 사체는 심하게 부패해 감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4년 병원에서 출산한 뒤 집에 데려온 여아가 이틀 만에 숨지자 이를 자신의 집 냉장실에 보관했다.

하지만 시신이 부패하기 시작하자 A 씨는 보름만에 사체를 다시 비닐봉지에 싼 뒤 냉동실로 옮겼으며 이 과정에서 영아 시신이 심하게 부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에 두 사체에 대한 조직검사와 DNA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주변인을 상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16년 숨진 여아의 사체는 비교적 형체가 뚜렷해 부검을 실시했으며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이같은 범행 가능성과 함께 A 씨가 두 영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점 등을 이유로 사체유기 외에 '영아 살해' 혐의도 적용해 구속 영장을 발부 받았다.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현재까지 부검 결과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조직검사 등 보다 정밀한 분석을 의뢰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동거남을 비롯한 주변인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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