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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없어도 스스로 부담느껴 자살한 지점장…"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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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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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요인 외에 내성적 성격 등 개인적 취약성도 고려"…2심 파기환송

 

회사로부터 사회 통념상 일반적인 수준을 넘는 업무 압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내성적 성격 등으로 스스로 심한 실적 부담을 느껴 목숨을 끊은 은행 지점장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일선 은행 지점장 김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 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유족 패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1992년 은행원으로 입사한 김씨는 경기도 한 지역 지점장이던 2013년 우울감에 시달리다가 목을 매 숨졌다.

당시 그는 여신 실적 부진, 대출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었지만 특별히 회사로부터 심한 질책,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다른 지점장보다 과다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 역시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1심과 2심은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한(타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유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고인은 영업실적 등에 관한 업무상 부담과 스트레스로 중증의 우울감을 겪게 됐고 스스로 정신과를 찾아 치료를 받았음에도 지속된 업무상 부담으로 중압감을 느낀 나머지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고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라는 객관적 요인 외에 이를 받아들이는 고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 취약성이 자살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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