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부경찰서 (사진=송호재 기자)
출산 직후 숨진 영아 2명을 수년 동안 자신의 집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한 3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출산 뒤 숨진 아기의 시신을 잇따라 유기한 혐의로 A(34·여)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4년과 지난해 1월부터 부산 남구 자신의 집 냉동실에 자신이 낳은 아기 시신 2구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부산의 한 가정집 냉동실에 아기 시신이 있다는 한 여성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여성은 A씨의 동거남 C씨의 친동생으로, 이날 C씨를 만나러 집에 방문했다가 시신을 발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냉동실에서 아기 시신을 확인한 뒤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붙잡힌 A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의 집 욕실에서 아기를 낳은 뒤 정신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조금 뒤 의식을 되찾았으나 아기는 이미 숨진 뒤였고, 비닐봉지에 시신을 담아 냉동실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이같이 진술한 뒤 "냉동실에 또 다른 아기 시신을 보관 중이다"라고 자백했다.
A씨의 자백을 들은 경찰은 냉동실에서 영아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4년 9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낳은 뒤 집으로 데려왔다.
이후 A씨는 아기를 방치했고, 이틀 뒤 아기가 숨지자 마찬가지로 냉동실에 시신을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지난해 4월부터 A씨와 동거 중인 B씨는 A씨의 임신·출산과 시신 유기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범행 관련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영아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출산 뒤 아이들을 방치해 숨졌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