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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북' 전락한 한국 축구 구할 소방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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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새 사령탑 물망에 오른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강호였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8회 연속 월드컵에 나갔다. 최종예선 체제가 자리를 잡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단 한 번도 최종예선에서 3패를 당한 적이 없을 정도. 그나마 최종예선에서 부진했던 1994년 미국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도 2패가 전부였다.

그런데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다르다. 10경기 중 8경기만 치르고도 벌써 3패를 당했다.

여전히 4승1무3패 승점 13점으로 A조 2위다.

하지만 아시아 강호의 이미지는 사라졌다. 졸전을 거듭했다. 단 한 번도 쉬운 승리가 없었다. 3월 중국 원정에서는 한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 패배를 당했고, 14일 카타르 원정에서는 33년 만에 주저앉았다. 원정 4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특히 중국과 카타르 모두 한국과 맞불을 당시 A조 최하위였다. 그야말로 아시아 강호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2위는 지키고 있지만,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한국은 8월31일 이란과 홈 경기,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도 칼을 꺼내들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기술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공식적인 기술위원회 개최 명목은 카타르전 분석.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 뿐 아니라 이용수 기술위원장 등 기술위원회의 동반 사퇴 가능성도 크다.

이미 기술위원회는 4월 한 차례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 여부를 논의했다. 그리고 정해성 수석코치를 선임하면서 경질을 유보했다.

카타르전에 앞서 선수들을 조기 소집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과 평가전(이라크)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카타르전에서도 졸전 끝에 패하면서 더 이상 슈틸리케 감독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카타르전을 마친 뒤 "(거취 문제는) 내 손에 달린 게 아니다"라며 선택권을 협회로 넘겼다.

이미 몇몇 감독들이 새 사령탑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다. 허정무 부총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군 지도자다. 게다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축구와 끈을 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해성 수석코치는 물론 설기현 코치, 대표팀 중심인 기성용(스완지시티) 등과 월드컵을 치른 경험이 있다. 코치진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

또 다른 후보는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다. 이미 4월 기술위원회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논의할 때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올림픽 대표팀 외 국가대표 감독 경력이 없다.

이밖에 정해석 수석코치가 대행으로 최종예선을 치르는 방안도 있다. 대표팀 수석코치에서 2016년 리우 올림픽 대표팀과 20세 이하(U-20) 대표팀으로 잠시 외도한 신태용 감독도 후보 중 하나다.

외국인 감독의 선임 가능성은 적다. 최종예선이 단 2경기만 남은 상태에서 소방수를 자처할 외국인 감독은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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