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오는 20일 전국의 중학교 3학년 학생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일제히 치러질 예정이던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집학교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실시된다.
교육부는 1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제안을 반영해 올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시도 교육청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국가수준 결과 분석은 표집학교에 대해서만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초 교육부는 오는 20일 전국의 모든 중3학생과 고1학생에 대해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전수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정기획자문위의 제안에 따라 이를 표집 평가로 전환하고 나머지 학교는 시도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평가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 교육부는 오는 16일까지 시도 교육청별 평가 참여 여부를 파악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표집 규모는 전체 대상 학생 93만 5059명의 약 3%인 2만 8646명으로, 중학교 476개 학교 1만 3649명, 고등학교 472개 학교 1만 4997명"이라며 "중학교의 경우 476개 학교 가운데 283개 학교는 국영수 과목 외에 사회와 과학 과목도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올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학교 등 일부에서만 시행되기 때문에 시도 교육청별 결과 및 학교 정보 공시는 제외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내년 이후에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평가로 전환하되 구체적인 방안은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별도로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부활된 '일제고사'는 9년만에 다시 사라지게 됐다.
지난 1986년 초등 4~6학년과 중1·2학년, 고1·2학년을 대상으로 표집평가 방식으로 시행됐던 학업성취도 평가는 1994년 전수평가로 전환됐다가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표집평가로 바뀌었다. 그러다 지역별 학교별 교육격차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다시 전수평가로 전환됐다.
하지만 일제 고사 성적을 시도 교육청, 학교, 교사 평가와 연계하면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강제적인 '자율학습'을 시키거나 상품권, 현금 등을 성적 향상 경품으로 내거는 등 비교육적인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객관식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일제고사 폐지를 주장하다가 11명이 해직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집평가로 전환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학력저하' 우려에 대해 "전수평가하면 개인별 학업성취도까지 파악할 수 있지만 표집평가 때는 어렵게 된다"면서도 "그러나 학교별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활용해 개별학교에서 학생 개개인의 학업 성취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