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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산 계란수입 논란…'계란 주권 포기' vs '물가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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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후 매주 200~230만 개 수입, 계란값 안정 전망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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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계란 값 안정을 위해 국내산 가격의 2분의 1수준인 태국산 계란에 대해 수입을 허용했다. 오는 20일 이후 매일 30만개 정도의 계란이 국내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물량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전의 국내산 공급량과 비교해 0.7% 수준에 불과한 것이지만, 국내산 계란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계란 소비자 입장에서는 태국산 계란뿐만 아니라 국내산 계란까지도 저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입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국내 산란계 농장과 계란 유통업계는 정부가 계란 수입시장의 대문을 활짝 열어줘 결국 국내 계란시장이 붕괴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 태국산 계란, 국내산의 절반 가격에 판매 전망

농림축산식품부는 태국산 신선란 200만개가 오는 20∼21일께 선박편으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태국산 계란 수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태국산 계란을 수입하는 민간업체는 앞으로도 매주 200만~230만개를 수입해 하루 평균 30만개 정도를 국내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태국산 계란은 현지 생산 원가가 1개당 70원으로, 5% 관세와 운반비 등을 감안하면 국내 수입가격이 100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8일 기준 국내산 특란의 산지출하가격인 개당 208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가격으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국산 계란은 미국산 흰색이 아니고 우리나라 계란처럼 갈색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도 태국산 계란이 시장에 풀리면 국내산 계란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태국산 계란이 일반 대형 할인매장 등을 통해 판매되기 보다는 소규모 식당이나 빵집 등에서 주로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며 "계란시장의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자료사진)

 

◇ 계란 상시 수입체계로 가나…"국내 계란 생산기반 무너질 것"

하지만, 국내 산란계 농장과 계란 유통상인들은 태국산 계란 수입에 대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산 계란은 비행기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지만, 태국산은 배로 들어와서 싼 가격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AI 발생 이전에도 태국산 신선란 수입이 검토됐지만 국내 계란생산 기반을 무너트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수입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한 번 수입되기 시작하면 앞으로 AI사태가 정상화 된 후에도 계속해 수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AI 발생 이전에 국내산 계란 공급량이 하루에 4200만개 정도가 됐는데, 태국산 30만개는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수입업자가 국내에서 잘 팔린다고 판단하면 더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국내 계란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살모넬라 등 잔류 물질은 한국의 기준과 규격을 준수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수입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태국에서 AI가 발생하거나 위생적으로 문제가 드러나기 전에는 계란수입을 통제할 근거가 없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양계협회 관계자는 "AI 발생으로 산란 닭의 36%인 2500만 마리가 살처분됐지만, 지난 4월 이후에 한 달 평균 병아리 입식 물량이 350만 마리를 넘어서, 이런 추세라면 10월쯤에는 정상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계란자조금위원회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최근 계란값이 일시적으로 올랐다고 해서 정부가 굳이 태국산 계란 수입을 허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국내 산란계 입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오히려 지원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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