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나이는 숫자일 뿐' 2017 전국생활대축전에서 각각 남녀 최고령 선수인 추교창(왼쪽), 배순효 어르신이 9일 개회식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제주=노컷뉴스)
전국 1800만 스포츠 동호인들의 대축제 '2017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하 대축전)이 열린 9일 오후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 전국 17개 시·도 동호인 2만여 명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관계자들이 모여 17번째 대회의 개막을 알렸다.
2만 명이 넘는 출전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바로 최고령 선수들. 구순을 전후한 이들은 노령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대회를 빛냈다. 이번 대회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인 배순효(91) 할머니와 추교창(88) 할아버지다.
배순효 할머니는 경남 대표로 에어로빅 생활댄스체조 어르신부에 출전해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56명을 이룬 단체전에 나서 쾌거를 이뤘다. 어르신부는 60세 이상이 출전하는 경기인데 자식뻘의 선수들과 겨뤄 1위에 오른 것.
추교창 할아버지도 충남 대표로 나서 에어로빅 댄스체조 부분에서 3위에 올랐다. 3년 전 경남 창원 대회 때 2위에 이은 입상이다. 그야말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배순효 할머니는 1927년생으로 '전국노래자랑'의 장수 진행자 송해와 동갑이다. 2005년 처음 에어로빅을 시작해 처음으로 대축전에 나섰다. 여기저기 쑤시고 아팠던 배 할머니는 10년을 넘게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았다.
하루 1시간 정도 에어로빅으로 땀을 흘리면 91세 나이를 잊는다. 배 할머니는 "동년배 중에는 더러 세상을 뜬 친구들도 있고, 요양원이 아니면 지팡이나 유모차에 의지해서 움직여야 한다"면서 "그러나 운동을 하고 나서는 혼자서도 거뜬하다"고 기염을 토했다.
추 할아버지도 "에어로빅을 한 지 6년째"라면서 "요가와 헬스 등도 하고 있는데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증손주가 5살인데 워낙 젊어보여서 그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힘이 닿는 한 대축전에 나선다는 각오다. 대축전은 보다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위해 한번 나선 선수는 3년 뒤에야 다시 출전할 수 있다. 추 할아버지는 "앞으로 10년은 더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 할머니는 "살아 있는 한 꼭 다시 나오고 싶다"고 다소 짠한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