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V 영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과 현충일 추념식, 6월 항쟁 기념식 등에서 민주화운동과 애국의 개념을 확대하며 국민 통합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6월 항쟁 정신 계승과 경제민주화를 통한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을 강조하며 국민통합의 염원을 드러냈다.
그는 "스물이 안된 청년부터 일흔의 원로까지, 제주에서 서울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고, 영남과 호남이 한 목소리로 외쳤던 함성, '호헌철폐, 독재타도', 그 뜨거웠던 구호가 지금도 귀에서 생생하다"며 "한 가지, 꼭 함께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다. 6월 항쟁의 중심은 특정 계층, 특정 지역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제와 목사, 스님, 여성, 민주정치인,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문인, 교육자, 법조인, 문화예술인, 언론출판인, 청년, 학생, 그 모두가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로 모였고 전국 22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린 6.10 국민대회가 6월 26일, 전국 34개 도시와 270여 곳에서 동시에 열린 '민주헌법 쟁취를 위한 국민평화대행진'으로 확대됐다"며 "6월 항쟁에는 계층도 없었고, 변방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승리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독재에 맞섰던 87년의 청년이 2017년의 아버지가 되어 광장을 지키고, 도시락을 건넸던 87년의 여고생이 2017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촛불을 든 것처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그렇게 우리의 삶,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역량이 더 성숙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가자. 관행과 제도와 문화를 바꿔나갈 일은 그것대로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사에서 '함께'라는 단어를 10번 외치며 6월 항쟁이나 민주주의가 특정한 계층이나 세대의 산물이 아니라 모두의 성취이자 과제임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대선 후보 때부터 강조했던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5‧18 기념식선 "전국의 5‧18함께 기억하자"…현충일 추념식선 "조국위한 헌신은 모두 애국"문 대통령은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도 광주시민들에게 "전국의 5.18들을 함께 기억해 달라. 이제 차별과 배제, 총칼의 상흔이 남긴 아픔을 딛고 광주가 먼저 정의로운 국민통합에 앞장서 달라"며 "광주의 아픔이 아픔으로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의 상처와 갈등을 품어 안을 때, 광주가 내민 손은 가장 질기고 강한 희망이 될 것"이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도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은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여러분과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며 파독광주와 파독간호사, 청계천 노동자 등을 거론하며 "그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인이 되어 가난했던 조국을 온몸으로 감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 분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마음의 훈장을 달아드린다"고 감사를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