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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사장 퇴진 요구, 성명 삭제로 답한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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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자에게는 한 달 간 일부 게시판 접속 권리 정지해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블로그에 게시된 MBC 사측의 공문

 

MBC 기자들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MBC를 망가뜨려 온 주범으로 김장겸 현 사장을 지목하고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성명을 대거 삭제하는 것으로 맞섰다.

MBC는 사측은 지난 2일 전자게시판 운영위원회 11차 회의를 열어 4월 24일부터 6월 1일까지 올라온 기자들의 항의 성명 23개 중 13개를 삭제했다.

이번에 삭제된 성명은 6월 1일 올라온 '김장겸 사장은 즉각 퇴진하라', '[보도국 43기 성명] 책임지고 퇴진하라', '[보도국 33기 성명] 김장겸 사장은 물러나라', '[MBC 영상기자회 성명] 편파 보도! 왜곡된 보도영상! 김장겸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보도영상 조직 복원하라!', '[보도부문 34기] 김장겸 사장은 퇴진하라' '[보도국 41기] 물러나야 합니다', '[보도국 35기] 김장겸은 MBC를 떠나라', '[보도국 40기 성명서] 알아서 떠나라!', '[콘텐츠제작국 PD 성명] 방송을 막고 PD들을 모욕한 경영진은 MBC를 떠나라!', '진실을 거부하는 조창호 국장은 자리에서 내려오라!', '고영주 이사장님, 떠날 시간입니다' 등이다.

MBC가 밝힌 삭제 사유는 이 글들이 전자게시판 운영지침 제6조 2항을 위반하고 제11조 2, 3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전자게시판 운영지침 제6조(게시판의 기본 사용 원칙) 2항은 "게시자는 게시판별 목적과 용도에 부합하는 게시물을 게시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제11조(게시금지사항) 2항은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라고, 3항은 "특정인 또는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내용, 사생활 침해 및 인신공격성 내용"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MBC는 "전 직원이 열람하는 회사의 게시판에 계속 공개하는 것은 '조직 내 건전한 의사소통과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라는 커뮤니케이션 게시판 운영 취지에 위배되는 게시물"이라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위 게시물은 전자게시판 운영위원회 의결에 따라 삭제하고, 해당 게시자에 대해서는 전자게시판(본사게시판·공지사항·인사발령·경조사·게시자 업무관련 게시판·노동조합 게시판을 제외한 모든 게시판)의 접속을 2017년 6월 7일부터 2017년 7월 6일까지 1개월 동안 제한한다"고 말했다.

◇ "우리의 이름과 결의를 지우지는 못할 것"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김 본부장은 "MBC 사측이 김장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의 기명 성명을 대거 삭제했다. 사내게시판에서 글을 지울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의 이름과 결의를 지우지는 못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2년 MBC본부의 170일 파업 당시 해고된 MBC 박성제 해직기자 또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MBC 경영진의 행태를 꼬집었다.

박 기자는 "국정농단의 죄를 물어 대통령도 탄핵했는데 국정농단에 부역한 낙하산 사장 물러나라고 주장하는 기자들의 입을 막는 게 MBC 의사소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지 않고 언론인들 스스로 싸우겠다고 했더니 청와대 지침에 따라 노조가 죄없는 사장을 몰아내려 한다고 공식성명까지 발표했다"며 "KBS·MBC 개혁운동을 어떻게든 언론탄압 프레임으로 몰아감으로써 극우진영을 자극해서 알량한 임기를 지키려는 술수"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오늘도 나라를 구하고 학교를 구한 이화여대생들의 위대한 투쟁을 생각하며 투지를 불태워야겠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내부 구성원들의 사장 퇴진 요구에 대해 MBC는 이미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MBC는 5일 성명을 내어 "'진보정당 선전'과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주요 활동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와 산하의 MBC지부가 방송장악에 나섰다"고 MBC본부와 상급단체인 언론노조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홍위병'을 연상케 하는 '바람잡이 성명전'으로 시작된 언론노조 MBC본부의 방송 장악과 노영방송 회귀 음모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 또한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성실히 일하는 구성원들을 모욕하거나 위협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성명 릴레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8일)은 김장겸 사장과 입사동기인 보도부문 24기 이상 선배기자들이 "우리는 권력을 등에 업은 칼춤을 추며 MBC를 만신창이로 만든 패악질의 장본인과 단 하루도 같이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MBC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고 당장 떠나라. MBC는 그대 따위가 알박기나 하는 더러운 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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