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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축제 개막…'비정규직·성차별' 등 주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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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8일(오늘) 개막했다. 25일까지 총11개 단체가 12작품이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클래식발레뿐만 아니라 젊은 안무가들의 독창적인 주제의 모던발레도 만날 수 있다.

이 중에는 ‘비정규직’, ‘갑을관계’, ‘성차별’, ‘여성의 삶과 죽음’ 등 동시대를 꿰뚫는 주제의 작품들이 올라가 눈길을 끈다.

◇ 냉혹한 현대사회의 자화상 … 와이즈발레단, [The Last Exit]

와이즈발레단 [The Last Exit] ⓒWise Ballet Theater (제공 사진)

 

와이즈발레단은 ‘The Last Exit’라는 공연을 통해 현대인의 갈등을 주제로 치열한 경쟁구도, 갑을 관계, 직장 내 성희롱 등 현 대한민국의 사회적 이슈를 꼬집는다.

드라마 '미생'이 공연의 모티브가 됐으며, 거장 차이콥스키의 음악 ‘백조의 호수’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비정규직 신입사원 오데트는 입사한 첫날부터 매일 야근을 도맡아 하면서도, 언젠가는 ‘정규직’이 되는 날만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과 함께한 노래방 회식자리에서 선배들 손에 이끌려 사장 옆자리에 앉게 되고, 불편한 스킨십을 강요받자 이를 뿌리친다.

화가 난 사장과 당황한 선배들은 자리를 피하고,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지그프리트는 슬퍼하는 오데트에게 연민을 느끼고, 함께 춤을 춘다.

춤을 추며 오데트와 지그프리트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지그프리트 역시 사장의 딸 ‘오딜’의 유혹을 거부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딱뜨린다.

홍성욱 예술감독은 “누구나 한번쯤 거쳐 왔을 거친 길, 자신의 과거일 수도 현재의 고민일 수도 있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며 사회에서 지치고 아픈 마음에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3~1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병들어가는 현대사회…이루다 블랙토 프로젝트 [Black Swan Lake ‘R’]

이루다 블랙토 프로젝트 [Black Swan Lake] ⓒPhoto by Rala Choi (제공 사진)

 

‘댄싱9의 블랙 스완’으로 알려진 안무가 이루다는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흑조의 호수’로 뒤집는다.

지난해 축제에서 전회 매진을 이뤄낸 이루다 블랙토 프로젝트의 [Black Swan Lake]를 더 현실적인 스토리, 더 극적인 전개로 각색해 [Black Swan Lake ‘R’]로 재탄생시켰다.

‘R’은 Red(핏빛), Reality(현실), Reversal(역전)을 의미한다.

오염된 호수에서 백조가 멸종되고 변종된 흑조만이 살아남는다는 설정을 통해 권력적 사회구조에 병들어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표현한다.

안무가 이루다는 “기존 작품이 블랙과 화이트의 대결이라면, 이번에는 시각적으로 강렬함을 위해 레드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적 현상보다는 그 현상으로 인해 느끼는 개개인 소소한 감정을, '나는 느꼈는데 당신은 느끼지 않았나요'라는 질문 던지려 한다”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관객이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13~1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 여성의 삶과 죽음…조주현 [동행], 김세연 [죽음과 여인]

조주현 [동행] ⓒPhotographer Choi Young-Mo. (제공 사진)

 

올해 발레축제에서 기획공연-초청 안무가 시리즈를 맡은 안무가 조주현과 김세연은 공교롭게도 ‘여인의 삶과 죽음’이라는 비슷한 주제의 공연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조주현은 외증조모가 남긴 수백 편의 글들을 불혹을 넘긴 나이가 되어 하나씩 다시 꺼내어보며 그녀의 삶을 되돌아보고, 동시에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해 고뇌하며 작품에 대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외증조모가 남긴 글 중 ‘노탄가(老歎歌)’는 조주현의 전작 [가는 세월 오는 세월](2014년 SPAF 국제공연예술제)에 가사로 쓰이며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신작 [동행]은 노탄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애련한 느낌의 한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부모의 딸로, 한 남자의 여인으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대가족의 할머니로 살아온 외증조모의 삶이 임종 직전,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조주현은 한 여인의 삶에서 더 나아가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이라는 순간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19~20, CJ토월극장

[죽음과 여인]을 올리는안무가 김세연은 발레리나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서양 예술의 정수인 발레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키는 고민을 해왔다.

최근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는 그녀는 30년대 한국 대중가요 박단아의 ‘나는 열일곱 살이에요’, 김해송의 ‘청춘계급’ 등을 사용해 철학적인 주제를 유연하게 표현하며,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죽음에 사로잡힌 한 여인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곁을 맴도는 신비스러운 존재, 그리고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또 다른 여인이 보여주는 갈등과 내면의 어둠이 매혹적인 춤으로 그릴 예정이다. 19~20, CJ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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