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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100만' 노무현 다큐 감독 "야!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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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입니다', 개봉 10일 만에 100만 돌파
- 2009년 광화문 노제 참석 후 제작 결심
- 인간 노무현의 '날 것 같은' 온기 전해지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창재(감독)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펼쳐졌었던 2002년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월드컵 4강 신화 한일 월드컵전 있었고요. 연평해전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제일 극적이었던 건 지지율 2%의 꼴찌 후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 일이 있었죠. 그 주인공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개봉 10여 일 만에 관객 수 100만을 돌파했습니다. 다큐 영화 흥행의 새 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감독을 만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에 초대해 보죠. 다큐영화 ‘노무현입니다’의 감독, 이창재 감독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창재 감독님, 안녕하세요?

◆ 이창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이창재>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이런 날도 있네요. (웃음)

◇ 김현정> 사실은 '이런 날도 있네요'라고 말씀하실 법한 게 다큐멘터리 영화가 극장에 정식 개봉을 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100만을 돌파하는 것도 이례적이고 게다가 10일 만에 열흘 만에 100만 돌파! 예상을 하셨어요? 

◆ 이창재> 전혀 할 수 없었고 사실 지금도 그게 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고요. 아주 비현실적인 판타지영화랄까요. 그런 느낌이 듭니다. 

◇ 김현정> 그 정도입니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 다큐영화가 500만을 돌파하기는 했어요. 



◆ 이창재>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시간이 얼마나 걸렸죠? 

◆ 이창재> 한 3, 4개월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롱런한 영화였죠. 

◇ 김현정> 맞아요. 그런데 이 '노무현입니다'는 불과 열흘 만에 100만. 여러분 그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지금 감을 잡으실 텐데요. 감독님은 어떻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래 열렬한 지지자셨던 건가요? 

◆ 이창재> 아닙니다. 돌아가신 이후부터 깊은 관심을 가졌고 노 대통령님과 어떤 인연을 가질 기회가 전혀 없었던 차원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를 찍어야겠다 결심을 하게 되신 거예요? 

◆ 이창재> 제가 유일한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는 게 2009년 서거 다음에 광화문 노제에 가서 제 나름의 애도를 표했는데 그때 마음이 사실 좀 되게 무거웠고요. 저한테 좀 그날 분노 같은 것도 많이 있었거든요. 그날 보고 왔던 감정이 영화로 표출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노제에서의 그 울분, 서글픔 이런 것들이 영화로… 2017년에 우리 시민들을 노 전 대통령이 본다면 칭찬하셨을까요? 아니면 뭐라고 하셨을까요? 

◆ 이창재> 정말 뿌듯해하셨겠죠. 영화에서도 그런 예언자적인 이야기들이 조금 나오는데요. 당신이 기대했던 바랐던 것 세상의 시작점을 작년 촛불에서도 보지 않으셨을까. 

◇ 김현정> 그렇죠. 개인적으로 그분의 삶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만 꼽으라면?

◆ 이창재> 이 분에게 날 것 같은 온기가 있습니다. 정제되지 않고 계산되지 않은 부분들 있죠. 시간이 지나도 마치 그 온기가 그리운 거죠. 우리가 마치 고향을 생각할 때마다 흐뭇해지거나, 고향을 잃은 사람들은 갑자기 서글픔이 오는 것처럼. 국민들이 시간이 많이 지나도 잊지 못할 거라고 보입니다.

◇ 김현정> 대표적인 장면이 고향으로 돌아가서 "야, 좋다!" 했던 그 장면. 그 장면을 보면 정말 정치인이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야, 좋다' 이런 정제되지 않은 말을, 감정 표현을 그대로 드러내는가. 그게 바로 사람 냄새고 거기에서 우리는 뭔가 따뜻함을 느끼는 거 아니겠습니까. 동질감을 느끼고.

◆ 이창재> 정말 그렇죠. 그 기분 좋다, 할 때 우리가 그분에게 쌓여 있었던 앙금이나 원망, 비판까지도 한번에 녹아들 만큼, 참 시원하게 표현하시죠.

◇ 김현정> 그렇네요. 문재인 대통령은 인터뷰가 들어가기는 들어갔는데 분량이 생각보다 적더라고요?

◆ 이창재> 네. (웃음) 사실 법조인스럽게 인터뷰를 하셨거든요. 

◇ 김현정> 법조인스럽게? 어떤 게 법조인스러운 인터뷰입니까? 

◆ 이창재> 날짜나 팩트에 대한 기록들을 정확하게 기억하시면서 되게 재미없게 이야기하셨어요. 법정드라마도 아닌데. 

◇ 김현정> 법정드라마도 아닌데? (웃음)

◆ 이창재> 당선되셨으니까 지금이라도 좀 바꿔서 좀 넣을까 이렇게 이야기도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같으면 안 그러실 것 같다고, 있는 대로 보여드리자. 

◇ 김현정> 그렇게 됐던 거군요. 그러니까 쭉 사실 여러 사람을 찍어놓고 영화에 필요한 거, 또 감정 잘 산 것 이런 것만 집어넣는 거지 다 넣는 건 아니잖아요. 

◆ 이창재> 맞습니다. 

◇ 김현정> 문재인 대통령, 그 당시 문재인 후보였겠죠. '조금 넣어놨는데 당선됐다고 해서 갑자기 많이 넣어, 조금 더 넣어 이렇게는 하지 말자?'

◆ 이창재> 전혀 변화 없이 그 짧은 분량 최소한만. 3시간 반을 했는데 1분 20초 들어가셨거든요. 그분 덕에 또 김경수 의원님이 사라지게 됐죠. 통편집되게 된 게 비슷한 부분을 이야기하셔가지고 할 수 없이 뭐랄까요. 

◇ 김현정> 김경수 의원은 편집, 통편집?

◆ 이창재> 아직도 김경수 의원님께 연락을 못 드리고 있습니다, 사실은. 

◇ 김현정> 그런데 그분 서운해 안 하실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 이창재> 아… 그래도 사람인데요. (웃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이런 비화도 담겨 있군요.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감독 이창재 감독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 정치적으로. 그런 분들도 이 영화 볼 만합니까? 가보실 만할까요? 

◆ 이창재> 그런 분들 연락을 받아서 가끔은 학교로 전화 오실 때가 있는데, 깜짝깜짝 놀라는 반응을 하십니다. 

◇ 김현정> 뭐라고요? 

◆ 이창재> 특히 이쪽하고 너무나 반대쪽에 있는 분을 초청한 적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그런?

◆ 이창재> 완전히 반대쪽이고 이름을 말씀드리면 아실 분인데요. 그분께서 예전에도 제 영화에 초청했으니까 예의상 초청했는데 오신 거예요. 그래서 보고 나서 메일을 처음으로 저한테 10년 동안 처음 메일을 보냈는데 장문으로, '아직도 나는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공과에 있어서 입장에서 당신과 다를 것 같다. 그런데 그전까지 나는 당신의 죽음마저도 이용한 정치꾼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 김현정> 노무현이란 정치꾼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 이창재> 맞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참사람이라는 걸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됐다.' 보내주셨더라고요. 이해의 시작점으로써 이 영화를 함께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인간 노무현. 인간 노무현을 누구보다도 잘 녹여낸 이창재 감독. 고생하셨고요. 10일 만에 100만. 욕심이 조금 나실 것 같아요. 어디까지 좀 갔으면 좋겠다는? 

◆ 이창재> 그런 거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로서는 충분하게 환대를 받은 것 같고. 그냥 이게 정식적으로 개봉으로 안 보시더라도 다른 형태로라도 많은 분들이 보시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는 그 지점이 제일 제가 기대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말씀은 그렇게 하지만 1000만까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웃음)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이창재> 고맙습니다. 

◇ 김현정> 다큐 영화입니다. <노무현입니다>의 이창재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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