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 드라마 '맨투맨'에서 김설우 역을 맡은 배우 박해진 (사진=마운틴 무브먼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초특급 한류스타 여운광(박성웅 분)의 경호원이 되는 다재다능하고 미스터리한 고스트 요원 김설우(박해진 분)와 그를 둘러싼 숨은 맨(MAN)들의 활약을 그린 JTBC 금토드라마 '맨투맨'은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자연히 '생방 촬영'과 같은 고된 일정은 없다.
그럼에도 박해진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쉴 틈이 없다. 영화 '치즈 인 더 트랩'을 비롯해 두 작품을 연달아 촬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딸 서영이', '별에서 온 그대', '나쁜 녀석들' 등에서 인상적인 조연을 거쳐 '치즈 인 더 트랩', '맨투맨'을 통해 주연으로 올라선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의 문도 두드리려고 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해진은 '좋은 작품'에 출연해 외모가 아니라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해 보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노컷 인터뷰 ① 박해진 "멜로 연기, 자신없다… 멋진 척하기 어려워")◇ "좋은 작품=짜임새 있는 작품… 유쾌하고 따뜻한 캐릭터 맡고파"
tvN 드라마로 먼저 선보인 '치즈 인 더 트랩'은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 박해진은 드라마와 영화 모두에서 '유정선배'를 맡았다. '틀면 나오는' TV와 달리 시간과 돈을 할애해서 '보러 와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가 그에게 주는 무게감은 적지 않았다.
"TV는 켜기만 하면 볼 수 있지만 영화는 굳이 시간과 돈을 할애해 저를 보러 와야 하지 않나.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도 분명히 있다.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 해도 영화에서는 신인과 같다.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해 일단 촬영을 열심히 하고 있다."
스스로도 '신인'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영화에서는 아직 새내기인 박해진. 주·조연을 따지기보다는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은 '짜임새 있는 작품'.
하지만 아무리 기대작이어도 뚜껑을 열어 대중 앞에 보이기 전까지는 그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주목도와 흥행도는 꼭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판에서 작품이 잘 안 됐을 때 어떤 결과가 돌아오는지, 박해진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저 "누구 하나 큰 리스크 없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짜임새 있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그. 해 보고 싶거나 탐나는 캐릭터는 없을까. 물론 있었다. 유쾌하고 따뜻한 캐릭터다. 망가지는 연기도 주저할 생각이 전혀 없다.
"유쾌하고 건강한, 따뜻한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 요즘은 워낙 작품들이 스케일이 커졌는데 예전처럼 조금 소소하게, '고맙습니다' 같은 그런 슬프지만 따뜻한 드라마에 출연해 보고 싶다. (망가지는 연기도) 제가 좀 어렸다면 '아이, 그런 거 어떻게 해'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젠 어떻게 하면 좀 더 망가질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 "결혼하게 된다면 둘만의 시간 많이 갖고 싶다"
배우 박해진 (사진=마운틴 무브먼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박해진은 최근 '맨투맨'에 같이 나오고 있는 연정훈과 함께 JTBC 예능 '한끼줍쇼'에 출연해, 35살이면 결혼할 줄 알았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올해 35살이다.
이에 대해 묻자 "그땐 그럴 줄 알았다. 몇 달 간 일정이 가득차 있다. 드라마 한 편 마치고 나서 영화 촬영을 마쳐야 한다"고 답했다. 원래 연예인들은 없는 시간을 쪼개 누군가를 만나지 않느냐는 짓궂은 질문에 "어렸을 땐 그랬다. 요새는 병원 갈 시간도 없다. 제 몸이 아픈데 누굴 만나겠나"라고 반문했다.
4살, 7살 조카와 같이 살고 있는 박해진은 지금은 딱히 결혼 생각이 없다. 조카들의 예쁘고 귀여운 모습을 이미 보고 있는 게 크기 때문이다. 만약 결혼한다 하더라도 아이는 조금 늦게 가질 생각이다. 연인과 충분한 시간을 '쌓고' 싶어서다.
"지금은 일밖에 모르는데 결혼하면 애밖에 모르는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나'는? 그래서 둘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다음에 2세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아기를 가지면 (생활에서) '나'는 없어진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할 사람과도 여행을 다니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한 다음, 소원해지는 시기가 오면 그때쯤 아기를 가져서 사이를 조금 더 단단하게 하고 싶다."
◇ "SNS에서 많은 사건 터져… 그래서 안 한다"2006년 KBS2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 역으로 데뷔한 박해진은 어느덧 데뷔 10년을 훌쩍 넘겼다. 데뷔 초 '발연기'라는 혹평을 들었던 게 아득할 만큼, 꾸준한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데뷔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처음 배우를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와 지금의 자세가 다르지도 않다.
"시작할 때부터 (목표는) 똑같다. 좋은 배우가 되는 거다. 제 연기가 연기처럼 보이면 작품에 몰입이 안 되니까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데뷔한지 10년이 넘었으니 세월의 흐름을 저만 피해갈 순 없을 거다. 그런데도 아직 외모 얘기가 첫 번째로 나온다면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목받을 수 있는 더 강한 무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게 연기였으면 한다. 연기로 인정받았을 때가 가장 기쁘다."
마지막으로, SNS를 안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국내 팬뿐 아니라 해외 팬들과도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여서 많은 연예인들이 애용하는데, 박해진은 왜 하지 않을까.
"할 줄 몰라요. (웃음) 배운 적도 없고요. 안 배워도 다 한다고 하지만. 저 되게 얼리어답터라 뭐가 새로 나오면 빨리 하는 편인데 (SNS를 안해) 퇴화된다는 느낌도 받는다. SNS에 가입은 돼 있다. 저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어서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에 가입은 해 놨고 뭔지는 안다. 인스타는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고. SNS를 통해서 홍보도, 소통도 할 수 있지만 저는 백해무익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SNS에서 많은 사건들이 터지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안 하고 있다."